관련자 징계·제작 시스템 정비 착수]
(서울=뉴스1) =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20 도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MBC는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 중계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할 때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진을 사용하는 등 해당 국가의 대형참사를 자료 사진으로 사용해 논란이 됐다. (MBC 제공)2021.7.2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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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부적절한 그래픽과 자막을 사용해 물의를 빚은 MBC의 보도본부장이 결국 방송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MBC는 2020 도쿄올림픽 방송사고 조사위원회를 통해 도쿄올림픽 개회식과 중계방송 등에서 잘못된 이미지 및 자막이 사용된 경위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위는 사고의 원인으로 △인권과 상대 국가 존중 등 공적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 미흡 △방송심의 규정 등 관련 규정과 과거 올림픽 사례에 대한 교육의 부족 △국제 대형 이벤트 중계방송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 미비 △중계방송 제작 준비 일정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
조사위는 개막식에서 참가국을 소개하는 과정 중 부적절한 안내를 한 것은 방송 강령에 명시된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문화를 모독하거나 비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봤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을 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사건이 재발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으며, 스포츠와 같은 특정 프로그램의 제작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방송 준비에 혼선이 있었던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민병우 MBC 보도본부장이 사임했다. 민 본부장은 도쿄 올림픽 방송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밝혔고 박성제 사장은 사의를 수용했다. MBC는 송민근 스포츠국장에 대해서도 관리책임을 물어 교체하고, 조능희 MBC플러스 사장과 황승욱 스포츠 담당 이사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를 했다. 제작진에 대해서는 MBC와 MBC플러스 양사가 각각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MBC는 조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개인의 판단 또는 실수로 부적절한 자막과 사진, 자료화면 등이 방송되지 않도록 스포츠제작 가이드라인과 검수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다. MBC는 이번 일을 계기로 'MBC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해 전반적인 제작시스템을 점검하고 혁신을 추구할 계획이다.
앞서 MBC는 지난달 23일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 중 우크라이나 대표 이미지로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아이티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 등 부정적인 설명을 연달아 내보냈다. 이후에도 한국과 루마니아의 올림픽 국가대표팀 축구 경기에서 루마니아의 자책골이 들어간 후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사용했다. 문제가 된 장면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SNS를 통해 퍼지면서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박성제 사장이 "신중하지 못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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