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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산불·가뭄·폭염·홍수…올해 '잔인한 여름' 끝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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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대륙 곳곳 물난리…"허리케인·기후변화 관련성 뚜렷"

역대 가장 뜨거운 여름에 산불 지속…가뭄 120년전의 5배 빈발

연합뉴스

열대성 폭풍 '헨리' 여파로 침수된 미 뉴저지주 마을
(헬메타 로이터=연합뉴스) 열대성 폭풍 '헨리'가 몰고 온 폭우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헬메타의 한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 헨리는 이날 미 동북부에 상륙한 뒤에도 많은 비를 뿌려 곳곳에서 홍수와 정전사태를 빚었다. [USA 투데이 제공. 재판매·DB 금지] sungo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올여름 곳곳에서 산불과 가뭄, 폭염, 홍수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촉발한 기상 이상 현상이 점점 더 자주, 강도 높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부터 미국 테네시주 중부 험프리스 카운티를 중심으로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실종됐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4시간 동안 17인치(431.8㎜) 이상의 비가 카운티 맥웬 지역에서 측정됐다. 이는 테네시주에서 하루 동안 내린 비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또한 허리케인 '헨리'가 뉴욕에 비를 몰고 오면서 이날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는 4.45인치(약 113㎜)의 강수량으로 이 지역 하루 강수량 신기록을 세웠다.

멕시코에서는 같은 날 허리케인 '그레이스'가 동부 해안을 강타하면서 폭우가 쏟아져 베라크루스주 22곳에서 홍수가 발생하고 주도 할라파 시에서만 최소 7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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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그레이스'로 파손된 멕시코 베라크루스 주택
(테코루틀라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허리케인 '그레이스'가 동반한 강풍으로 파손된 멕시코 베라크루스주 테코루틀라의 주택에서 한 여성이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그레이스가 베라크루스주를 강타해 할라파에서만 여자아이를 포함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 leekm@yna.co.kr


뉴욕타임스는 허리케인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며 지구가 더 따뜻해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점점 더 강력하고 더 많은 비를 뿌리는 허리케인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기후 분석기관 '기후서비스'의 선임 연구원 짐 코신은 CNN 방송에 "지구온난화가 열대성 사이클론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풍속 강도를 높인다는 확신이 있다"며 "이는 다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 물 폭탄이 쏟아져 수백 명 사망자를 낸 대홍수도 기후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폭염과 산불, 가뭄 등 다른 얼굴의 기상 이상 현상도 세계 각지에서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에서 지난 11일 낮 최고기온이 섭씨 48.8도까지 치솟았고 터키, 그리스, 키프로스 등 다른 남유럽 국가들에서도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이 장기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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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산불에 비상 걸린 터키
(보드룸 AP/IHA=연합뉴스) 에게해를 접하고 있는 터키의 보르둠에서 29일(현지시간) 산불이 발생해 주거지를 위협하고 있다. jsmoon@yna.co.kr


러시아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수백 건의 대형 산불이 나면서 최근까지 1천400만㏊ 이상이 소실됐으며 산불로 뿜어져 나온 막대한 양의 연기가 바람을 타고 3천㎞ 이상 떨어진 북극까지 사상 처음으로 도달했다.

지중해 연안 북아프리카 국가인 알제리와 튀니지에서도 이상 고온 속에 산불이 여러 날 이어졌다.

그에 앞서 지난달 캐나다와 미국 서부 지역은 열돔 현상에 따른 폭염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는 충격을 겪었으며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미 서부 지역은 몇 달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7월 지구 표면온도가 20세기 평균인 섭씨 15.8도보다 0.93도 높은 16.73도를 기록해 7월 지구 표면온도(지표면+해수면)로는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래 최고치였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최근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는 온난화로 치명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는 경고가 담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에서 폭염이 1900년 이전보다 5배 더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지구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높아지면 그 빈도는 14배까지로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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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뭄으로 바닥 드러낸 미 캘리포니아 강과 호수
(아주사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미국 서부 지역이 극심한 무더위와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아주사에 있는 샌 가브리엘 강과 호수가 물이 말라 바닥을 훤히 드러냈다. 미국의 가뭄 상황을 지도로 표시하는 기관인 미국가뭄모니터(USDM)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85%가 '극심한 가뭄' 상태에 직면해 있다. sungok@yna.co.kr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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