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서 난민 심사…심사 통과한 난민들만 美 입국"
주한미군 기지 수용 여부 언급 안해
주한미군 "아직 난민 수용 관련 지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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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피시킨 난민들을 세계 각국의 미군 기지 등 제3의 지역에 먼저 수용한 뒤 보안·난민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3국의 미군 기지 난민 수용을 공식화하면서 주한미군도 아프간 난민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주한미군은 "아직까지 난민 수용 임무를 지시받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난민들을 태운 비행기가 카불에서 출발한 후 곧장 미국으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을 국외 지역의 미군 기지 등 경유지로 먼저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간 난민들을 "4개 대륙, 24개국에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특별이민비자(SIV)에 지원한 난민들이 카타르, 독일, 쿠웨이트, 스페인 등으로 이송돼 이곳에서 난민 심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랍에미리트와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의 지도자들과도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한미군 기지도 난민을 수용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각 대륙의 수많은 국가들"과 난민 수용 문제를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한국 등 해외 미군 기지에 아프간 피난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리 피터스 주한미군사령부(USFK)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의 질의에 "현재까지 주한미군은 아프간에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 임시숙소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라는 임무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피터스 대변인은 "만약 지시가 내려지면 주한미군은 미-한 동맹과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제공하고 유지해야 하는 의무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 국무부와 국방부,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난민들을 제3국에 수용하는 조치가 난민들의 미국 입국 전 난민 심사를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심사를 통과한 난민들에 한해 미국 본토로 오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공화당 의원들은 카불 함락 이후 난민들의 탈출 행렬을 두고 IS 등 테러 조직이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난민 심사 강화를 요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난민들을 미군 기지 등 제3국의 지역에 먼저 수용한 뒤 심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힌 점도 이러한 목소리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난민들을 나르기 위해 민간 항공기들을 동원하기로 했다.
이날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아프간 피란민들을 돕기 위해 민간 예비항공대를 편성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하와이안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민간 항공사 소송 18대의 비행기가 포함됐다.
커비 대변인은 이들 항공기가 카불로 들어가지 않고 아프간을 빠져나와 유럽과 중동 등 미군 기지로 이송된 피란민들을 수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민간 항공기 투입으로 피란민들의 대피 작전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 당국은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아프간에서 2만8000여명을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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