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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먹튀 논란' 머지포인트

편의점부터 카페까지…머지포인트, 가맹점 6만여개 어떻게 가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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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열풍에 경쟁사 뒤지지 않기 위해 서둘러 가입"

"계약대행·담보설정에 리스크 크지 않은 사업구조도 한몫"

뉴스1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관계자가 가입자들의 환불 신청서를 모으고 있다. 2021.8.1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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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이름 없는 신생 스타트업이 어떻게 6만개나 되는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한 이후 많은 이들이 던진 질문이다. 사용이 중단되기 전 머지포인트는 이디야와 같은 카페부터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와 같은 빵집은 물론 새마을식당 등 한식 프랜차이즈까지 가맹점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핀테크 도입 열풍과 손실 가능성이 없는 구조 때문에 가맹점 계약을 손쉽게 체결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 사태에도 유통업체들이 별다른 동요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머지포인트는 선불 결제를 한 뒤 받은 포인트로 결제하는 할인 플랫폼이다. 평균 20%의 할인율로 누적 이용자수 100만명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돌연 가맹점을 축소하면서 회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식권 스타트업에서 가맹점 6만개 확보…"너도나도 핀테크 열풍"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대형마트, 주요 프랜차이즈 등이 머지포인트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다. 그 수만 전국적으로 6만여개에 이른다. CU(BGF리테일), 이마트24 등 편의점은 머지포인트가 기존 할인카드, 이동통신사 할인 혜택보다 높은 할인율을 제공했다.

SPC그룹(파리바게뜨·던킨·배스킨라빈스)과 롯데GRS(엔제리너스·크리스피크림), CJ푸드빌(더플레이스·빕스·계절밥상·뚜레쥬르), 본아이에프(본죽·본비빔밥·본도시락·본설렁탕), 남양유업(백미당), 더본코리아(한신포차·빽다방), 에그드랍 등에도 머지플러스를 사용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가맹업체를 확보할 수 있었던 첫번째 이유로 유통업계의 '핀테크 경쟁'을 꼽는다. 한 머지포인트 가맹업체 관계자는 "당시 핀테크 열풍이 불었고 경쟁업체가 머지포인트에 등록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며 "각 프랜차이즈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도록 애쓰고 있으나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소비자 접점을 다양화하는 핀테크 플랫폼이 등장하면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업체들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참여하다 보니 별다른 의심 없이 참여하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또 다른 머지포인트 가맹업체 관계자는 "대형업체 여러 곳이 가입을 하다보니 큰 의심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머지플러스(운영업체)는 동명의 연간 구독형 상품(머지패스) 등도 출시하며 영향력을 넓혀갔다. 어떻게 미등록업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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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이 머지포인트의 가맹업체 축소 상황을 놓고 1000만원이 넘는 머지포인트 충전내역을 공유하면서 하소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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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와 프랜차이즈 중간엔 발권대행사…유통업체 '리스크' 적어

머지포인트가 빠르게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는 '발권대행사'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전자 지불결제수단 통합관리시스템 특허를 출원한 한 중계업체를 통해 머지포인트와 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는 국내 대형프랜차이즈와 편의점은 물론 다국적기업인 맥도날드, 구글플레이 등의 상품권 사업도 대행 중이다.

해당 업체는 머지포인트 제휴와 관련해 보증보험, 담보설정 등을 통해 혹시 모를 금전적 피해에 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혹시 모를 미수금이 발생하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해당 중계업체는 다년간 결제나 상품권 충전으로 신뢰를 확보하고 있었다"며 "이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가맹점 신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보통 상품권이나 포인트 관련업체와 계약할 때는 일부 보증금 성격의 예치금이 있다"며 "여기에 미정산기간이 최대 5일가량으로 머지포인트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보증보험과 예치금이라는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영업자들의 경우 상황이 다소 다르다. 발권대행사를 끼지 않고 머지포인트 본사(머지플러스)와 직접 계약한 자영업자는 고객이 결제한 머지포인트를 그대로 승인했고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다. 고객들의 환불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머지포인트 본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다면 직계약한 가맹점들도 피해가 예상된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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