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 내외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부는 당장 대응할 만한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수도권에서 4단계까지 올린 상태라 집합시설 제한을 추가로 높이기가 부담스럽고, 백신 수급 개선도 녹록지 않다. 정부는 상황 개선을 위해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는 점만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일 확진자 수를 집계하는 대신에 치명률, 위중증 환자 수 등을 감안한 새로운 거리 두기 개편을 주장하지만 정부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배경택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12일 브리핑에서 "현 수준의 거리 두기 조치를 유지해도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증가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기존 4단계 외 추가적인 거리 두기 단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코로나19 백신 부족을 막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사용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AZ 백신이 다른 종류 백신에 비해 돌파감염에 취약하고,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 우려가 있어 50세 미만으로 대상 연령을 낮추더라도 기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교수는 "지난 3~4월 유럽 젊은 간호사들이 AZ 백신 접종 후 TTS로 사망했는데 이후 우리도 50세 이상으로 높였다"며 "TTS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정부가 다시 내릴 가능성을 언급하다니 좀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도 50세 밑으로 제한을 풀었지만 접종자가 (백신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며 "우리는 대상 연령을 낮추면 (백신이 부족해) 선택권 없이 일괄적으로 맞힐 텐데 이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다. 최근 정부 관계자가 "AZ 백신의 경우 코로나19 유행이나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접종 가능 연령 변동 논의는 가능하다"고 밝혔을 뿐이다.
반면 AZ 백신은 독일,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대만 등 15개국 이상에서 연령 제한 없이 사용 중이다. 지난달 27일 의학 학술지 랜싯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AZ 백신 2차 접종 후 TTS 발생 확률은 100만명당 2.3명에 불과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병상 확보 논의에 나섰다. 손 반장은 "중환자실 등 병상 확충 방안에 대해 상급종합병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호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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