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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세대 스마트폰

“초반 3개월에 판가름 난다” 노태문의 ‘폴더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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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하락’ 위기감 속 11일 언팩 행사

갤노트 대신, 신형 폴더블 2종 선보여

갤S20·21과 전작 폴더블폰은 흥행 부진

가격 낮추고 생태계 확대로 ‘반전’ 노려

일부선 “원가절감 강조해 품질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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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11일 열린 '갤럭시 언팩 2021' 행사에서 갤럭시Z 플립3(오른손)와 갤럭시Z 폴드3를 들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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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1’이 11일 오후 11시(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온라인으로 열렸다. 예상대로 삼성전자의 3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가 공개됐다. 매년 하반기 출시하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 대신, 신작 폴더블폰을 들고나온 노태문(53)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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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삼성 3세대 폴더블폰 2종 전격 공개



삼성전자 내부에서 갤럭시 언팩은 ‘무선사업부장의 행사’로 불린다. 스티브 잡스와 팀 쿡이 애플 아이폰 공개 행사 때 주연으로 등장했던 것처럼, 이번 삼성 언팩 역시 스마트폰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노태문 사장이 전면에 나섰다.

노 사장은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는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제품”이라며 “개방성과 혁신을 바탕으로 한 갤럭시 생태계와 함께 모든 일상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을 상당한 긴장감 속에 치렀다. 플래그십폰 부진과 세계 시장 점유율 하락, 공급망 리스크 등 안팎의 사정이 좋지 않아서다. 더욱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4월 말부터 강도 높은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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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Z 플립3 제품 이미지.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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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판도 바꾸겠다” 했지만



지난 언팩 성과도 좋지 않았다. 노 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갤럭시S20과 갤럭시Z 플립 언팩 행사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은 노 사장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을 바뀌었다. 중국 업체의 공세에 삼성전자는 주요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올 2분기에는 점유율 18~19%로 아슬아슬하게 세계 1위를 지켰다.

특히 노 사장이 주도했던 갤럭시S20‧21 시리즈와 폴더블폰이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시장조사업체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가 정책을 내세운 갤럭시S20의 누적 판매량은 3000만 대를 넘지 못했다. 갤럭시S21 역시 올 상반기 1350만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하량은 250만 대 안팎에 머물렀다.

익명을 원한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보급형 A‧M 시리즈와 FE(팬 에디션) 모델로 시장을 방어하고 있지만, 프리미엄폰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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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Z 폴드3 제품 이미지.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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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절감과 품질 저하 사이 딜레마



노 사장 취임 이후 무선사업부를 포함한 IT‧모바일(IM) 부문 실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IM 부문 매출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은 11조4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올 상반기 역시 7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판매량이 늘어서라기보다는원가 절감에 따른 마진 증가와 비용 절감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라는 얘기다. 또 다른 고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 사장이 취임 때부터 원가 절감을 강조하면서 삼성 내부에서도 품질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전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를 앞세운 중국 업체에 맞서려면 원가 절감이 필요하지만, 이러면 품질이 떨어지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셈이다. 갤럭시S 시리즈 등 프리미엄폰 역시 애플에 밀리고, 중국 업체의 협공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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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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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대중화와 갤럭시 생태계로 승부수



이를 돌파할 승부수가 폴더블폰 대중화와 갤럭시 생태계 확장이다. 폼팩터(제품 외관) 혁신을 통해 폴더블 시장을 선점하고, 대중화를 위해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꼽히는 킬러 앱과 콘텐트를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노 사장이 최근 사내 기고문에서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로 더 많은 앱과 서비스를 최적화해 더욱 풍성한 폴더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언팩 행사에서도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에 최적화한 앱을 확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을 900만 대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수치지만,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가 되지 않는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에는 3000만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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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올해는 전년 대비 3배, 2023년에는 10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 카운터포인트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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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효과 3~6개월, 초반 흥행이 판가름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 효과, 연말 성수기 시즌과 맞물리며 올 하반기까지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폴더블폰이 선보인 지 3년째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인 대중화 전략과 신규 업체 진입에 따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익명을 원한 업계 전문가는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는 길어야 3~6개월”이라며 “갤럭시Z 플립3와 폴드3의 초반 흥행 여부에 따라 삼성의 전략이 유지될지 달라질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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