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NSC 보좌관 명의 성명 통해 OPEC+증산 요구
자국내 불법행위 차단도 추진
인플레이션 상승 대응 분석
유가는 재고 감소에 오히려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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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백악관이 유가 하락을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산유국에는 원유 생산 증대를 압박했고 연방거래위원회(FTC)에는 석유 시장 불법 행위 단속을 요구한 것이다.
유가는 미국의 증산 압박 소식에도 재고 감소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강세를 보였다.
11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 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유류 시장의 경쟁 중요성을 고려해 OPEC+회원국과 협력하고 있다"라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통한 경제 회복 지원을 위해 OPEC+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7월 내려진 OPEC의 증산 계획에 대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충분하다. 높은 유가가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CNBC는 백악관이 OPEC+의 증산 합의가 세계 경제 회복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외신도 백악관이 산유국에 증산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산유국을 포함한 OPEC+는 지난달 진통 끝에 8월부터 하루 40만배럴을 증산하기로 했지만, 유가는 최근 70달러를 웃돌았다.
유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을 백악관이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제 원유 시장은 OPEC+가 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데다 미국 원유 생산 회복이 지연되면서 올해 들어 강세를 이어왔다.
원유 증산이 미뤄지는 사이 국제 유가는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며 최근 배럴당 70달러 이상을 웃돌았다.
미국 내 휘발유 값도 갤런당 평균 3.186달러에 달해 1년 사이 1달러나 치솟았다. 미국 휘발유 값이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5.4%나 상승한 것도 휘발유 가격 상승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유가 하락이 필요한 상황이다.
CNBC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휘발유 가격이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모든 행정 수단을 사용하기 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 요인에 대한 차단도 시도 중이다.
CNBC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는 FTC에 휘발유 값이 부당하게 상승하는 요인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FTC가 움직인다는 사실만으로 유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NEC는 연방 에너지 규제 위원회, 상품 선물 거래 위원회, 각 주 검찰총장에게도 휘발유 가격 상승을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백악관의 방침이 전해지면서 이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96센트(1.41%) 오른 배럴당 6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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