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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5일 만에 아프간 주도 9곳 점령…아프간 영토 절반 이상이 탈레반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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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탈레반이 카불에서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바글란주의 주도인 풀 에 쿰리를 점령한 후인 8월11일 도시 광장의 기둥에 탈레반 깃발이 걸려 있다. 바글란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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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군이 철수를 본격화한 이후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탈레반이 5일 만에 아프가니스탄 주도 9곳을 점령했다. 이달 말 미군이 완전히 철수할 예정인 가운데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탈레반이 10일(현지시간) 서부 파라주(州)의 주도인 파라, 북부 바글란주의 주도 풀 에 쿰리에 이어 11일 북부 바다크샨주의 주도인 파이자바드 등 3개 주도를 추가로 함락해 모두 9개 주도를 장악했다고 로이터·AP통신·알자지라 등 외신이 11일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난 7일 남서부 님로즈주 주도 자란지, 8일에는 자우즈잔 주도 셰베르간, 북부 쿤두즈주 주도 쿤두즈, 사르 에 풀주 주도 사르 에 풀과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 이어 9일 북부 사망간주 주도인 아이바크를 점령하는 등 장악 지역을 넓혔다. 탈레반은 현재 400개 이상의 아프간 구역 가운데 절반 이상인 230개를 점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의 65%를 통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군이 이달 말까지 주둔 미군 완전 철수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은 나날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탈레반은 주도 등 도시뿐 아니라 군사 거점도 공략하고 있다. AP통신은 쿤두즈주 공항에 있는 217부대의 본부가 11일 탈레반에 점령됐다고 보도했다. 217부대는 아프간 정부군의 7개 사령부 중 하나로 핵심 군사 거점이다. 탈레반은 항복하는 정부군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다.

점령된 도시 대부분은 북부 지역으로, 전통적인 반(反) 탈레반 지역인 아프간 북부에서 정부의 통제력이 완전히 상실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탈레반이 그동안 탈레반의 세가 적은 지역이었던 북부 지역을 위주로 장악력을 높인 뒤 수도 카불에 접근하는 전략을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발크주 주도 마자르 이 샤리프를 찾았다. 아프간에서 4번째로 큰 도시로 교통의 요지인 마자르 이 샤리프는 현재 탈레반에 포위돼 공격받고 있으며 이곳까지 무너질 경우 동부에 있는 카불에 탈레반의 세력이 뻗칠 위험은 더 커진다. 미군은 탈레반의 공격에 일부 공습을 가했으나, 지상 작전 참여는 대체로 피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제 아프간 방어는 아프간 정부 스스로 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아프간 상황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의에 ”미군 철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아프간 지도자들은 한데 뭉쳐야 한다. 그들은 자신과 그들의 국가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30만명이 넘는 아프간 군대를 훈련해 왔다면서 아프간 공군을 위한 공중 지원, 아프간군의 식량과 장비 재공급 등 미국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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