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인스타그램 캡처] |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일어난 '문재인 대통령 감사 강요' 사건 뒤, 김연경(33·중국 상하이) 선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재차 감사의 인사를 했다.
10일 김연경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문 대통령의 축전을 공유하며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두손을 합장하는듯한 이모티콘을 올렸다.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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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전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선 사회를 맡은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이 김연경에게 포상금 액수를 집요하게 묻고,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수차례 강요해 논란이 빚어졌다.
대표팀 기자회견 뒤 이어진 김연경 선수 단독 기자회견에서 유 감독관은 대뜸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된 거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 선수가 "아 네, 알고 있다"고 짧게 답하며 넘어가려 하자, 유 감독관은 "금액을 알고 있느냐"며 "얼마?"라고 재차 질문했다. 김 선수는 짧은 침묵 뒤 "6억원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유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원한 재계 인사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 인사를 부탁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유 감독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을 언급하며 감사를 강요한 것. 그는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시면서 격려해주셨다"며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따로 국민들께 감명을 준 것에 대해 격려를 해주셨는데, 그것에 대해 답변해주셨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선수는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고 답한뒤 "그냥 너무 감사한 것 같고 그렇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여자배구가 어찌 됐든 많은 분에게 좋은 메시지를 드렸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제가 한 건 크게 없는 것 같은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 감독관은 멈추지 않고 "오늘 (감사 인사를 할) 기회, 자리가 왔다"며 문 대통령을 향한 감사 인사를 재차 요구했다. 김 선수가 "지금 했지 않았나"라고 말했지만, 유 감독관은 "한 번 더"라고 했고, 결국 김 선수는 "감사하다"고 재차 말하며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온라인상에선 사회자의 질문이 다소 무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대한민국배구협회 게시판에는 "예의 없는 언행" "수준 떨어지는 질문" "그리 생색내고 싶냐" 등 200개가 넘는 비난성 글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배협 관계자는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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