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양극화에 대한 연속 보도, 오늘(10일)은 팬데믹 이후 여성 고용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과거 경기 침체기를 돌아보면 건설업, 제조업을 중심으로 남성 일자리가 크게 줄었는데, 코로나 상황에서는 양상이 다릅니다.
안서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김정신 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지난해 육아휴직을 낸 뒤 회사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9월 복직을 했겠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회사를 관두게 된 것입니다.
[김정신/주부 : 복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거예요. 학교 가는 날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문자메시지로 방역수칙 단계가 변경되면서 원격수업으로 변경되는 게 너무 많았거든요.]
퇴사 후 1년이 지난 지금도 하루하루가 변수투성입니다.
다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코로나19가 여전한 상황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태권도 학원에서) 집에 가래 (뭐라고? 방역한다고 집에 가래?) 응, 방역조치.]
보신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은 남성보다 여성에 더 가혹했습니다.
KDI 보고서입니다.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숙박업과 교육서비스업 등 고객을 상대하는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는데, 이런 대면 서비스업에는 여성이 더 많이 고용돼 있었습니다.
여성들에 대한 '노동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입니다.
동시에 '여성 노동력'의 공급도 감소했습니다.
즉 일하려는 여성도 줄어든 것인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보육시설 운영이 중단되고 학교가 폐쇄되면서 자녀 돌봄에 대한 부담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그만둔 경력 단절 여성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운 좋게 재택근무로 돌봄 공백을 겨우 면하게 됐더라도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아이 돌보랴, 회사 일하랴, 집안 일하랴 이른바 '재택 맘'의 하루는 쉴 틈이 없습니다.
[허미연/재택근무 회사원 : 솔직히 말씀드리면 워킹맘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제가 워킹맘도 해보고, 애만도 봐보고, 다 병행하는 '재택맘'이라고 제가 (지금) 그렇게 하는데 이게 쉬는 시간이 진짜 하나도 없더라고요.]
코로나19 이후 맞벌이 가정의 돌봄 시간을 살펴봤더니 여성과 남성 모두 돌봄에 쓰는 시간은 늘었는데, 둘 사이의 격차는 더욱 커졌습니다.
퇴사를 끊임없이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오삼일 차장/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 이번에 사라진 여성 일자리가 상당 부분은 자동화 확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과거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여성 고용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보육시설 확충과 유연근무제 확대 등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로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한 '일하는 엄마' 세대의 복귀는 계속 더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VJ : 김초아, 영상편집 : 정영삼, 작가 : 이수빈·이지율, CG : 홍성용·최재영·성재은·정시원·안지현)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안서현 기자(a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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