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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중국도 델타도 심상찮다…2.6% 주저앉은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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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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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중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우려에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9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5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 가격은 2.6% 급락한 배럴당 66.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6% 주저앉아 65.15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5월 말 이후 최저가이며 7월 고점 대비 12% 하락한 가격이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전날보다 2.35% 내린 배럴당 69.0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코로나19 재확산이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올해 초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 원유시장에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WIT와 브렌트유는 일제히 7% 이상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특히 투자자들은 중국 내 원유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 V자 반등을 이뤄낸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급속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 대형은행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인 중국은 7월 하루 평균 970만배럴을 수입해 4개월 연속으로 수입량이 1000만배럴에 못 미쳤다.

하반기에도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그동안 사회주의 통제 시스템을 활용해 철저하게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해왔지만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중국 본토에서 확산되면서 내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중국 경제성장을 견인해오던 수출도 주춤한 상태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을 보면 7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3% 늘어나 6월 증가폭(32.7)보다 크게 둔화됐다.

이에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6%에서 8.3%로 낮췄다. 이조차 중국 정부가 한 달 안에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다는 전제에서 나온 전망치다. 코로나19가 더 확산하면 중국 경제가 급속히 얼어붙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JP모건도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 9.1%에서 8.9%로 낮췄고, 3분기 전망치도 4.3%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6%에서 8.2%로, 3분기 전망치는 1.6%로 낮췄다.

동시에 미국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계획을 줄줄이 연기하는 것도 원유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 제한, 경제활동 감소 등으로 팬데믹 초기처럼 또다시 유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에서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만명을 넘어서자 대형 은행 웰스파고 등은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시점을 9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 아마존과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는 대면 근무 복귀를 각각 내년 1월과 2월로 미뤘다.

한편 미국의 원유 재고는 예상과 달리 '깜짝'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미국 에너지관리청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36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전망치는 290만배럴 감소였는데 오히려 재고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델타 변이 확산으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WSJ는 "올해 원유 수급 상황은 지난해보다 균형이 잘 잡혀 있지만, 추가적인 여행 제한 등에 대한 우려가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하락 압박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석유 중개업체 PVM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브레녹은 "경제성장은 여전히 정상 궤도를 달리고 있고, 올 하반기 내내 강한 석유 수요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석유 공급 측면에서도 OPEC+가 신중한 자세를 이어가고 있어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서울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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