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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홀로 살아남은 비애`…홍남기, 부동산·고용에 `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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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의 주간 경제일정 브리핑] 8월 9~13일

야속하게 치솟는 집값, 민주당의 `정부 패싱` 입법

11일 부동산점검 장관회의 주재, 홍남기의 입 주목

7월 고용쇼크 현실화할까…가계대출 추이도 관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번 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과 고용시장에서 `현타`(현실자각 타임의 준말로, 헛된 꿈에 빠져 있다가 현실을 자각하게 되는 시간)를 맞았다. “집값이 최고 수준에 다 왔으니 집 사는 데 신중하라”는 대국민 담화에도 계속 치솟는 집값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할 7월 고용지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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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왼쪽 두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올 들어 계속된 경제팀 개각 과정에서도 나홀로 살아남은 홍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경제정책 실패로 꼽히는 부동산과 고용시장에서 총대를 메야할 상황이다. 이 쯤 되면 홀로 살아남은 자의 비애인 셈이다.

`집 사선 안된다`는 홍 부총리, 야속한 시장

`청와대에서의 요청이나 지시 없이` 독자적 판단으로 부동산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던 홍 부총리 해명의 사실여부를 차치하고서 라도, 그 자체로 최근 부동산시장에 대해 홍 부총리가 느끼는 압박감은 충분히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주 금융위원장 교체로,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경제팀이 줄줄이 바뀌는 와중에서도 홀로 유임된 그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부담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홍 부총리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사실상 `지금 집을 사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던졌 건만, 한국부동산원에 공개한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7.9로, 전주보다 0.3포인트 또 올랐다. 올 3월 첫째주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였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111.9까지 올랐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공급에 비해 수요가 더 많다는 뜻이다. 집값 통계도 마찬가지였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 주 0.37% 올라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0.20% 올라 2019년 12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였다.

이렇게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우군이어야 할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헛발질이다. 지난 2일 유동수 민주당 의원 등 14명은 다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줄이는 방식으로 양도소득세 부담을 늘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 이는 오히려 다주택자들의 매물 잠김을 초래해 집값을 더 뛰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기재부는 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가 당론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 규정에 대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번의 정부 패싱인 셈이다. 이번 주부터 8월 임시국회 일정 논의가 시작되는 만큼 이 개정안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기재부가 이를 어떻게 수습할 지가 관건이다.

관련해 홍 부총리는 이번 주 11일에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다. 대국민 담화 발표 2주일 만에 주재하는 이날 회의에서 당장의 추가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만큼 홍 부총리의 입에서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과 여당의 세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입장이 어떻게 나올 지 주목된다.

살아나던 고용마저…4차 대유행에 꺾이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벌써 한 달 이상 신규 확진자 1000명 이상 수준이 이어지면서 7월 고용지표에서 또 한 번의 고용 쇼크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은 11일 7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최근 이어져 온 고용시장 개선세가 7월부터는 꺾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6월에는 취업자가 2763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58만2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작년 3월(-19만5000명)부터 1년 내내 감소하다가 올해 3월(31만4000명)부터 증가 전환해 4개월 연속으로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취업자 증가폭은 4월 65만2000명으로 6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뒤 5월 61만9000명에 이어 6월까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7월에는 취업자 증가폭이 더 줄어들면서 취업자 수도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가 적용됐던 만큼 고용시장 또한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통계청 역시 6월 고용동향 발표 당시 “7월 고용동향에 도소매업·숙박업 등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홍 부총리도 “고용 회복이 더딘 부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방역조치 강화로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이 커지고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초과세수 규모, 가계대출 추이도 관심사

그 밖에 이번 주 11일에 홍 부총리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2월, 4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이날 회동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건의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또 기획재정부는 11일에 6월 재정동향을 내놓는다. 정부 세입과 세출, 재정수지, 국가채무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국세 수입이 얼마나 늘었는지가 관심사인데 올해 1~5월 국세 수입은 161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조60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세수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상반기 전체 초과세수 규모가 얼마일 지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또 같은 날 한국은행은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 가계와 기업대출 추이 등을 공개한다. 앞서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30조4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6조3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4차 유행과 공모주 청약 등으로 가계와 기업의 자금 수요가 커져 6월 역시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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