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핏’ 영향, 9일까지 많은 비·강풍···서쪽 지역은 폭염·열대야

[경향신문]

일본 쪽으로 이동 중인 제9호 태풍 ‘루핏’의 영향으로 9일까지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서쪽 지역에는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상반된 날씨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8일 ‘태풍 루핏 현황과 예보’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태풍은 8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 서남서쪽 약 280㎞ 부근 해상을 지나 북동진하고 있다. 태풍은 9일 오전 3시쯤에는 일본 오사카 서쪽 약 260㎞ 부근 육상을 통과한 뒤 10일 아침쯤 온대저기압으로 소멸할 전망이다.

태풍이 우리나라에 최근접하는 시기는 이날 밤~9일 오전이다. 이번 태풍은 우리나라 육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인근 해상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서쪽에 위치한 고기압과 태풍 사이의 기압차가 심해지고, 동풍도 강하게 불면서 강원영동과 경상권 해안, 울릉도와 독도에는 최대 2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역에는 이날 오후부터 호우와 강풍 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8~9일 예상강수량은 강원영동과 경상권 해안, 경북북동산지, 제주도, 울릉도·독도가 50~150㎜(많은 곳 200㎜ 이상, 울릉도·독도 250㎜ 이상) 이다. 경상권 내륙과 전라권에는 10~70㎜, 강원영서와 충북남부, 전북동부에는 5~4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10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한 소나기가 내리겠다.

바람은 이날 오후부터 동쪽 지방을 중심으로 강하게 불기 시작한다.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도에는 시속 30~50㎞, 순간 최대풍속 시속 70㎞ 이상인 매우 강하게 불 전망이다.

서쪽 지역에는 뜨거운 수증기를 머금고 들어오는 동풍의 영향을 받아 폭염이 이어진다. 특히 동풍이 가장 세게 불 것으로 전망되는 9일에는 강원 영동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기온이 30도 이상인 무더운 날씨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남해안 중심으로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현상도 이어진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습도가 높기 때문에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더욱 높을 것”이라며 “폭염 특보도 유지되거나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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