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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최대 리스크는 '처가' 말고 '입'…윤석열의 '말실수'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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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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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위해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21.8.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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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처가'나 '부인' 문제는 쏙 들어갔다. 본인의 '입'이 가장 큰 리스크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얘기다. 주변에서 "정치 문법을 배워가는 중"이라고 하고, 윤 전 총장 본인도 "정치를 처음하다 보니, 유의하겠다"고 했지만 메시지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은 여전하다.

여권의 빅 스피커인 김어준씨가 아예 "윤 전 총장의 언론 인터뷰는 당분간 당에서 말려야 한다"고 비꼼을 동반한 조언을 할 정도의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어떤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고, 어떻게 해명을 해왔는지 설화(舌禍)를 모아봤다.


7월19일 '주 120시간 노동' 발언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

◇발언 배경=한 언론 인터뷰에서 주52시간제의 탄력적 적용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주52시간제를 '실패한 정책'으로 간주하면서 동시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직접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 것이었다.

◇해명="근로자들이 120시간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주 52시간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데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강조한 것이다."

◇비판=문제의식만 드러냈으면 되는 것을 굳이 '120시간'이라는 단어를 거론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치인스럽지 않은 용어로 상대방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일하고 있는 한국 근로자들 현실에 맞지 않는 예시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7월19일 '부정식품' 발언

"프리드먼은 부정식품이라고 그런다면, 완전히 사람이 먹으면 병 걸려 죽는거면 몰라도,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발언 배경=한 언론 인터뷰에서 부친인 경제학자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권했다는 일을 언급하던 중 나온 말이다.

◇해명="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이 그런 제품, 그런 불량식품을 먹어도 된다는 취지가 아니다. 그런 제품이라도 받아서 나름대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피한 현실 아니냐 그런 거를 지적한 것이다."

◇비판=역시 정치인의 언어가 아니라는 비판이 우선 나왔다. 굳이 안 해도 될 예시를 들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시대착오적 철학을 갖고 있다는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1980년대에 적용됐던 시장만능주의 이론을 2021년 현실에 적용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쓴소리가 야권에서도 끊이지 않았다.


7월20일 '대구 외 지역 민란' 발언

"코로나19가 대구에서 시작됐기에 잡혔다. 다른 지역이었으면 질서 있는 처치가 안 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다."

◇발언 배경=대구 동산병원을 찾아 코로나19 발발 초기 직격탄을 맞았던 대구시민들을 위로하고, 추켜세우기 위한 취지의 발언이었다.

◇해명="내가 민란이란 말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비판=대구시민만 격려했으면 되는데 굳이 다른 지역까지 끌어들여 '지역 차별'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전국에서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으로 초보적인 실수를 한 것이다. 해명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실언이었음을 인정하기보다 "들은 말"이라고 얼버무린 꼴이 됐다.


7월27일 '이한열 앞 부마항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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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부산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오전 부산을 방문해 민주공원 추모공간을 참배하고 있다. 2021.7.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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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부마(항쟁)인가요? 내가 대학 1학년 때…"

◇발언 배경=부산 민주공원을 찾아 한 말이다. 1987년 '6월항쟁'이 기록된 공간에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지는 유명한 사진을 담은 조형물이 있었는데 이를 보고 남긴 한 마디. 옆에 있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한열 열사"라고 했음에도 엉뚱하게 1979년 '부마항쟁'을 언급한 모양새가 됐다.

◇해명="이한열 열사를 몰라봤단 얘기는 조작, 선동같다. 우리 세대에서는 모를 수가 없다. 영화 '1987'도 봤다. 이 열사 조형물 옆에 있는 건물이나 간판, 상호 등이 오래 된 것 같아 6·10 민주항쟁이냐 부마항쟁이냐 물어 본 것이다."

◇비판=역시 "이한열 열사도 못알아보나"라는 비판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대거 제기됐다. 부산 민주공원 현장에 이한열 열사 옆 사진은 시대를 잘 파악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 윤 전 총장의 해명에 손을 들어주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역시 '안 해도 될 말'을 굳이 해 공격의 빌미를 줬다는 점에서 '정치 초짜'의 티를 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8월2일 '페미니즘' 발언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를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다."

◇발언 배경=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한 말이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 언급하던 중 나온 발언이다.

◇해명="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언급을 한 것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도 있다."

◇비판=보수 성향 남성 커뮤니티 일각에서 품고 있는 시각이 유력 대선후보의 메시지로 나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페미니즘과 출산률의 인과관계는 그 어디서도 증명된 바가 없다. 대선후보가 언급할 수준의 메시지가 아니었다는 의미다. 메시지뿐만 아니라 해명도 윤 전 총장의 '황당 발언'으로 언급되고 있다.


8월2일 '부동산 세금' 발언

"아주 고가의 집이 아니라면 웬만한 집은 생필품이다. 생필품을 갖고 있다고 세금을 때리면 국민이 정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나."

◇발언 배경=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한 말이다. 부동산에 지나친 세금을 때리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해명=윤 전 총장 본인이나 캠프에서 별다른 해명이 나온 바가 없다.

◇비판=주로 여권에서 융단폭격을 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감명을 받았다고 밝힌 밀턴 프리드먼도 "각종 세금 중에 국토보유세가 가장 우수한 세금"이라고 했다며 비판을 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집을 소유하고 있지 못한 국민이 약 45%"라며 집이 생필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8월4일 '후쿠시마 방사능' 발언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게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

◇발언 배경=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과학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원전이 안전하고 경제적인 에너지원임을 강조했다.

◇해명="기사가 후보의 의도와 다르게 반영됐다. 지면 매체의 특성상 긴 시간의 인터뷰를 압축적으로 담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의미가 다르게 전달됐다."

◇비판=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폭발을 하고, 방사능이 유출된 게 팩트다. 윤 전 총장이 아예 '가짜뉴스'를 언급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무책임하다", "자질이 의심된다"는 쓴소리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방사성 물질이 일본 동쪽 바다를 오염시켜 우리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를 너무 가볍게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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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8.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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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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