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창원 대형마트, 직원 확진에도 영업… 검사 대상자 2만~3만명 추산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뒤늦은 안내문자에 아침부터 선별진료소 대기행렬

조선일보

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문화공원 내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 많은 시민을 줄을 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앞둔 경남 창원에 대형마트발(發) 코로나 새 집단감염이 터졌다. 마트 종사자가 줄줄이 확진되는 상황에서도 마트는 영업을 했고, 시민들은 이를 모른 채 마트를 이용했다. 방역당국이 추산한 검사 대상자만 2만~3만명에 달한다. 뒤늦게 꾸려진 선별진료소엔 시민 수천명이 몰리면서 창원은 하루종일 아수라장이 됐다.

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문화공원 코로나 선별검사소. 아침부터 수천명의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이곳을 찾으면서 주변 도로가 마비됐다. 긴 대기 행렬에 검사를 받는데엔 3~4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폭염에 지친 일부 시민은 쓰러지기도 했다.

긴 줄을 피해 다른 검사소를 찾아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창원 시민 김모(65)씨는 “보건소를 찾아 현장에서 몇시간 째 대기하고 있었는데, 보건소 측에서 인적사항을 기록해 1시에 오라고 돌려보냈다”며 “시간 맞춰 돌아오니 사전예약한 사람들의 대기줄 뒤에 서라고 안내했다. 이에 대해 항의해도 보건소 직원은 ‘앞으론 현장 대기줄은 안 받는다’는 식으로 잘라 말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시민 정모(29)씨도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동선이 노출된 이들에게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 문자를 발송하면서도 정작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을 몇시간 째 폭염 속에 방치하고, 밀집한 상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문화공원 내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주변으로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창원=김준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창원 곳곳의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대거 몰린 것은 창원시 대방동에 위치한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집단 감염과 관련돼 있다.

이 마트에서는 지난 2일 마트 내 종사자 1명이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3일 6명, 4일 7명(종사자 가족 1명 포함), 5일 2명(종사자 가족) 등 총 1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된 마트 종사자들은 대부분 1층 매장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트 1층엔 농·축·수산물과 공산품을 판매하는 곳과 식당가가 있어 늘 붐비는 곳이다.

하지만 마트는 지난 4일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영업을 중단했다. 마트 내 종사자 중 확진자가 발생했고, 마트 이용자에 대해 검사 받을 것을 권유하는 안전 안내 문자는 4일 오후 8시쯤 발송됐다. 시민들은 첫 확진자 발생 후 마트 영업 중단 전까지 사흘 간 확진자 발생 사실을 전혀 모른 채 평상시처럼 마트를 이용한 셈이다. 방역당국이 파악한 마트 내 첫 확진자의 증상 발현일이 지난달 28일쯤이라, 사실상 8일간 시민들은 마트를 자유롭게 왕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창원시 방역당국은 확진자 증상 발현일 등을 고려해 지난달 26일부터 8월 4일까지 열흘 사이에 마트를 방문한 시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권유한 상태다. 해당 마트는 평일 하루 평균 3000여명, 주말 4000~5000여명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이 추산한 관련 검사 대상자만 2만~3만명에 달한다. 지난 7월 유흥주점·식당 관련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6일 오전 0시부터 4단계로 격상되는 창원시로서는 또 다른 대형 코로나 뇌관이 등장한 셈이다.

검사자가 많은 만큼 숨겨진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방역당국의 우려가 크다. 마트 이용자 중에서 추가 확진자가 확인된다면 사실상 지역사회 내 일상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최초 감염경로 파악 등 역학조사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5일 오후 1시 20분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문화공원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섰던 한 여성이 더위에 지쳐 쓰러졌다. 주변 시민들이 여성을 부축하고 있다. /독자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창원농협 마트를 자주 이용했다는 이모(45)씨는 “얼마 전에도 아이들과 장 보러 다녀온 곳인데, 확진자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며 “한 두명도 아니고 다중이용시설 내 종사자 여럿이 확진됐다면 감염경로 파악을 위해서 선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고 시민들에게도 알렸어야 되지 않냐”고 창원시의 뒤늦은 방역 조치를 지적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에서도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확인된 상태에서 행정 당국과 마트가 보다 적극적으로 마트 이용을 제한하는 등 조치를 했어야 한다”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방문자 전체 전수조사는 커녕 쉬쉬하고 계속 영업했다”는 등 시와 마트의 초기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감염 경로 등 확진자 역학조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마트 영업을 강제로 폐쇄할 수 없었다”며 “마트 내부에 대한 방역조치를 한 상태에서 영업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당초 마트 측은 오는 6일까지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자가격리된 마트 종사자가 180여명에 달해 6일 이후 영업 재개 여부는 미지수다.

창원시는 검사자 분산 및 검사소 추가 설치 등으로 시민들이 최대한 빨리 진단검사를 마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일보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가 종사자의 코로나 확진에도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시민 비판이 이어지자 온라인에 올린 사과문. /독자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준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