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미얀마 특사로 임명된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외교장관/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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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특사로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외교장관을 임명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4일(현지시간) 미얀마 사태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에리완 특사는 미얀마에서 폭력을 종식시키고 군부 지도자들과 저항세력 등 사태에 얽힌 모든 주체 간 대화를 중재하고, 인권탄압과 정치적 위기를 중단시킬 평화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미얀마 사태에 관해 대화했고 사망자와 폭력 상황 등에 우려를 표명한다. 외국인을 포함해 정치범들의 석방 요구도 들었다”고 밝혔다. 또 미얀마 군정이 지난 4월 아세안 정상들의 5개 합의 사항을 미얀마 군저이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특사 임명은 아세안 정상들은 지난 4월 2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모여 폭력 중단 등 5개항에 합의한 지 3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UN과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지난 2월 쿠데타 발생 이후 아세안에 미얀마의 안정 회복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주도할 것을 요구했다. 특사 임명은 외교적 노력의 핵심이지만 아세안 각국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몇달 간 지연됐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위라삭디 풋라꾼 전 태국 외교차관과 하산 위라주다 전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이 특사 후보에 오르자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자국 인사를 특사에 임명해야 한다고 대립했다. 말레이시아도 느닷없이 유엔 미얀마 특사를 역임한 라잘리 이스마일을 특사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특사 선정을 두고 결론이 나지 않자 아세안-미국 특별 장관회담 기간 아세안 장관들이 다시 논의했다. 기존 3명 대신 에리완 브루나이 제2외교장관을 특사로 추대하고 기존 3인은 고문 역할을 맡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인도네시아가 막판까지 반대했다. 미얀마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진 마르 아웅 외교장관은 지난 1일 미얀마 내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거론하며 “아세안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우리가 목숨을 잃는 날이다. 아세안은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에리완 특사가 곧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성명에는 “미얀마 군부를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언급이 담겼다. 로이터통신은 인도네시아의 성명이 아세안 외교장관들의 공동성명과 미묘한 차이가 발견된다고 전했다. 앞서 아세안 국가들은 회담에서 미얀마 군부에 아세안이 인도적 지원 활동가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역에 구호품을 전달할 권한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군정은 거부했다.아세안은 미안먀 군부를 그룹 회의에 포함시켜 군부에 도리어 합법성을 부여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미얀마의 상황은 계속 악화돼 왔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AP)에 따르면 쿠데타 발생 이후 미얀마에서는 7000명이 체포되고 900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대다수가 민간인이다. 소수 민족 반군과 정부군 사이 갈등을 초발해 최소 23만명이 집을 떠났다. 의료시스템 붕괴로 30만명 이상이 공식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고 1만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실제 확진자와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쿠데타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부 총사령관은 스스로 총리에 취임하고 2023년 8월까지 역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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