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앞두고 정세균(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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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4일 두 번째 TV토론에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상대 후보의 약점이 될 만한 부분을 부각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여권 지지율 1·2위 주자인 이재명·이낙연 후보를 중심으로 장외에서 펼쳐지고 있는 ‘무능’ ‘음주운전’ 공방을 그대로 옮겨놓는 듯했다. 후보들은 다만 균형발전과 개헌 등에 대해선 대체로 뜻을 함께했다.
6명의 후보들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YTN스튜디오에서 열린 2차 TV토론회 초반부를 자치분권과 개헌, 국회의원의 권한 축소 등의 공약을 중심으로 이어갔다. 하지만 후반부에선 뚜렷한 대립각을 재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무능 프레임’으로 공격했다. 이재명 후보는 집값 폭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주택임대사업자 특혜 제도가 이낙연 후보가 총리 재임시 도입됐다며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했느냐”고 했다. 이낙연 후보가 “당·정·청간 협의했다”고 하자 이재명 후보는 “책임총리인데 아무 역할을 못했다고 하면 무능하거나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제가 총리로 일한 기간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지지도가 가장 높았다”고 재반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의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목표로 한 검찰개혁, 공직윤리처 신설’ 공약에 대해 “180석 여당 대표를 했는데, 왜 그때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여당 대표로서 무능한 것 아니냐고 공격한 것이다. 이낙연 후보는 “422건의 법안을 처리하느라 매우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며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또 “정치인은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사면을 하지 말자고 하다가 갑자기 세모(애매한 태도)를 들었고, 행정수도, 경기북도 분도 등도 마찬가지”라고 공격했다. 이낙연 후보는 “왔다갔다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2004년 음주운전 이력을 문제 삼았다. 이낙연 후보는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2014년 음주운전, 성희롱 등에 연루된 공직자를 가혹하게 조치했다”며 “본인에게도 이런 기준을 연상해 본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과거에 음주운전을 했던 점에 사과 말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경기북부 분도에 대한 대립도 이어졌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경기 북부 지방 재정자립도가 이재명 후보가 지사로 일하는 동안 해마다 2%포인트 떨어졌다. 광역자치단체 기준 17위를 맴돌고 있다”며 경기북도 설치를 재차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공공기관을 경기북부로 옮겼고, SOC투자 예산을 경기남부 보다 북부에 더 많이 하고 있다”며 “현재 단계에 분도를 해 버리면 재정적으로 손실을 보기 때문에 주민들은 지금보다 나빠진다”고 반대했다.
이날 후보들은 비판하고 싶은 후보를 에둘러서 공격하기도 했다. 이낙연 후보가 정세균 후보에게 “클린 검증단을 운영한다면 어떤 점을 검증하겠느냐”고 묻거나, 김두관 후보가 정세균 후보에게 “음주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식이었다.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후보의 ‘입’을 빌려 비판하는 것이다. 상대 후보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자칫 ‘후보의 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세균 후보는 “당에 ‘클린 검증단’을 설치하자”는 주장을 거듭 펼쳤으나, 추미애 후보는 “특정 후보를 겨냥하는 듯이 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클린 검증단’ 구성 요구가 이재명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후보들은 개헌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대를 보였다. 이낙연·추미애 후보는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 도입”을 주장했고, 박용진·김두관 후보도 4년 중임제에 찬성했다. 정세균 후보는 4년 중임제는 찬성하면서도 정·부통령제는 반대 의견을 냈다.
국토 균형발전에 대해서도 대체로 비슷한 의견이었다. 정세균 후보는 “국회, 대법원, 대검찰청 세종·충청 이전”, 박용진 후보는 “서울과 세종이라는 2개의 수도”를, 김두관 후보는 “5개의 메가시티와 2개 특별도”를 내놨다. 이재명 후보도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곽희양·박홍두·김상범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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