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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코스피 지쳤나? 7월 일평균 거래대금 1월의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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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변이, 중국 규제리스크 겹쳐

3200 횡보에 동학개미도 위축

삼성전자 등 대형주 부진도 한몫

“실적 탄탄, 강세장 안 끝나” 반론도

중앙일보

3일엔 0.44% 오르긴 했지만, 최근 코스피의 체력이 현저히 떨어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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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40)씨는 요즘 머릿속이 복잡하다. 최근 주가 흐름이 안 좋다 보니 여윳돈 900만원을 주식에 넣을지 판단이 서지 않아서다. 앞서 삼성전자·카카오 등 주식에 투자한 돈을 빼야 할지도 고민이다. 이씨는 “보유 중인 주식을 손실을 보며 팔자니 아깝고, 주식에 추가로 투자하자니 돈이 장기간 묶일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GWM센터 팀장은 “요즘 (센터 내) 주식 투자하는 개인 고객 수는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7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체력이 떨어졌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3조814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0월(10조8470억원) 이후 최저치다. 코스피가 최고가 행진을 펼치던 지난 1월(26조4778억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지난 2월 16억6800만주에 달하던 하루 평균 거래량도 지난달 10억주로 쪼그라들었다.

증시 활력도를 가늠하는 코스피 회전율(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도 하락세다. 지난달엔 1월(24.9%)의 절반 가까운 13.3%까지 떨어졌다. 주식 손바뀜이 그만큼 줄었단 뜻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지수에 후행하는 지표”라며 “코스피가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보니 거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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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감한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실제 코스피는 지난 6월 말 3300을 뚫은 뒤 지난달 6일 최고치(3305.21)를 경신했지만, 이내 3200대 초중반에서 게걸음하고 있다. 올해 초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거침없이 올랐던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기존 악재인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에다 경기·기업 실적 피크아웃(고점 찍은 후 하락세) 논란, 델타 변이 확산, 중국 규제라는 복병까지 가세한 여파다.

특히 그간 주가 상승을 이끌어온 개미(개인 투자자)의 투자가 크게 줄었다. 지난달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원대로, 지난 1월(17조3000억원)의 52% 수준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증시 조정 우려가 커지고,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져 투자자들이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선호하는 대형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점도 한몫했다. 개인이 올해 26조원 넘게 순매수한 삼성전자는 6개월 넘게 8만원 전후에서 횡보 중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반도체·플랫폼 기업 주가가 꺾이면서 비자발적 장기 투자에 들어간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투자 수익이 나야 주식을 팔고 다른 종목을 사는 패턴이 반복되는데,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줄었단 설명이다. 이달에도 거래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을 짓누르는 악재는 그대로지만, 반등 요인(모멘텀)은 찾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탈했다고 보기엔 성급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악재가 지배적인 상황이지만,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실적 방향성을 훼손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세장 기조는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69조원대로, 개인의 자금력도 여전하다. 이진우 팀장은 “기업 실적이 꺾이지 않는 한 코스피가 연내 3500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며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부합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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