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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사람이 키운 ‘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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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2020년 8월 폭우로 섬진강 제방이 유실되면서 전북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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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부 ‘최악의 수해’ 원인은
이상 기후·댐 관리 부실 등 ‘복합적 인재’

환경부, 조사 용역 결과 발표
피해 복구 등 향후 대책 마련

지난해 섬진강댐 등 댐 하류 지역에 발생했던 수해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례적인 집중호우와 댐 관리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정부 용역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12월 한국수자원학회가 진행한 수해 원인 조사 용역 결과와 함께 피해 지역 주민들에 대한 향후 대책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수해의 1차적 원인은 기록적인 폭우였지만, 댐 관리규정과 지침·매뉴얼이 수십년간의 기후여건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홍수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장마는 역대 최장 기간인 54일(중부지방 기준) 이어졌고, 강수량 역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687㎜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자원학회는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증가가 하루아침에 나타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홍수방어 계획에는 이러한 여건 변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섬진강댐의 경우 홍수조절용량이 6.5%로 전국 평균(17.2%)의 약 40%밖에 되지 않았다. 구조적으로 홍수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실질적인 댐 운영 관리도 미흡했다. 댐은 홍수기 때 규정에 따라 수위 조절을 하며 운영해야 하지만, 장기간 호우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홍수기 초기 수위가 높게 유지됐고, 일부 댐은 홍수기 제한수위를 넘겨 운영된 것이다. 용역 조사 결과 섬진강댐은 구조적으로 댐의 설계빈도를 초과한 홍수가 유입되면서 구조적으로 홍수 피해에 대응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댐 방류 시 하류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규정시간보다 늦게 통보해 대응시간이 부족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피해 지역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순창군 등 섬진강댐 하류 지역에 있는 7개 시·군은 지난 1일 “(7개 시·군 자체 조사 결과로는) 국가가 운영하는 섬진강댐 지사에서 홍수기 댐 수량 관리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대규모 수해가 발생한 인재였음에도 정부 용역은 책임 주체가 불분명한 결과만 제시해 지역 주민들의 분통을 자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피해 지역 주민들이 신청한 환경분쟁조정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합천군, 청주시, 구례군 피해 주민들은 환경분쟁조정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또 아직까지 진행 중인 피해 지역의 재해복구 사업을 내년 초까지 완료하는 한편, 지난해 11월 발표한 풍수해 대응 혁신종합대책을 토대로 기후위기에 대비한 홍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홍수기 대책도 발표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이상의 집중호우에도 홍수 조절이 가능하도록 댐별 별도의 상한수위를 설정하는 등 댐 수위를 낮춰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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