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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테슬라에 도전장, 하반기 새롭게 출시되는 전기차들… 달리면서 충전하는 ‘제네시스 G80’ 기아 ‘EV6’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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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순수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서도 친환경차 100만 대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배출가스 없는 순수전기차가 상반기에는 4만여 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보급된 친환경차는 전년 동기 대비 40.6% 늘어난 93만8966대를 기록했다. 작년 말(82만329대)과 비교하면 불과 5개월 만에 12만 대 이상 친환경차 등록이 급증했다. 차종별로는 하이브리드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9% 증가한 76만4583대로 가장 많았다. 전기차는 50.7% 늘어난 15만9851대, 수소전기차는 98.7% 증가한 1만4532대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보급 확대는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2021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수소전기차 1등 생산국가 도약을 위해 연내 전기차 23만9000대, 수소전기차 2만6000대 보급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별 수요조사를 통해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 물량을 재배정하고, 지방비 확보 현황도 지속해서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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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전기차 4만여 대 판매… 테슬라 나 홀로 질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질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는 3만9302대로 전년 동기 대비 78.0%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휘발유차와 경유 차량 신규 등록대수는 각각 7.5%, 14.1% 하락한 46만1028대, 24만2389대에 그쳤다. 전체 신규 등록 차량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지난해 상반기 2.3%에서 올해 상반기 4.2%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사실상 올해 팔린 신차 100대 중 4대가 전기차인 셈으로, 비중은 아직까지 미미하나 판매 증가 속도는 가장 빨랐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의 추격을 뿌리치고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상반기 테슬라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4.3% 늘어난 1만1629대로, 이는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4만2248대), BMW(3만6263대)에 이어 세 번째 많은 실적이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 세단 모델3는 상반기 6275대 팔리면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와 함께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 본격 판매를 시작한 테슬라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는 두 달여 만에 5000대 이상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가 지난 4월 야심차게 내놓은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사전예약 첫날 2만3000여 대에 달하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실제 판매량은 예상에 못 미쳤다. 상반기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5700대로, 테슬라 모델3와는 500대 이상 격차가 났다. 쉐보레 볼트 EV(940대)와 르노삼성자동차 조에(388대), 메르세데스-벤츠 EQC(337대) 등은 판매실적이 1000여 대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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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기차 大戰 열린다… 제네시스 G80 모델 포문 열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완승으로 마무리됐지만 하반기부터는 달라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 한국GM, 쌍용자동차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주요 브랜드가 전기차 10여 종 출시를 예고하면서 본격적인 전기차 ‘대전(大戰)’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첫 전기차 신차는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이다. 지난 7일 공식 출시된 G80 전동화 모델(이하 G80)은 준대형 세단 G80에 다양한 전기차 특화기술을 결합한 파생 전기차다. 사륜구동 단일 모델로 전후륜에 각각 모터를 장착해 최대출력 370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G80은 87.2킬로와트시(㎾h)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최대 427㎞(산업부 인증)를 달릴 수 있으며, 350킬로와트(㎾)급 초급속 충전을 이용하면 22분 만에 배터리의 10%에서 80%로 충전 가능하다. 가속 페달 하나만으로 가·감속은 물론 정차까지 가능한 i-PEDAL 모드를 지원하며, 연평균 1150㎞의 추가 주행거리를 얻을 수 있는 솔라 루프를 선택사양으로 제공한다. 이 덕분에 차량 외관상 큰 변화가 없었지만 ‘달리면서 충전하는 전기차’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G80은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탓에 차량 내부 공간 활용성이 다소 떨어지고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전기차 세제 혜택 반영 판매가격은 8281만원이다. 서울시 기준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국비 379만원, 지방비 189만원 등 총 568만원에 불과해 실구매가가 7000만원이 넘는다.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 사전예약 3만 대 돌파 인기

기아는 지난 3월 말 공개한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EV6의 고객인도를 7월 말부터 시작한다. EV6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설계한 모델로, 사전예약 당시 3만 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조기 완판’됐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쿠페 스타일 차체에 감각적인 디자인, 차급을 뛰어넘는 실내공간, 첨단 기술 등을 녹여낸 성과다.

EV6는 기아 브랜드의 상징인 ‘타이거 노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와 전자 픽셀에서 영감을 받은 헤드라이트, 양끝으로 곡선을 그리며 한 줄로 길게 이어진 후미등 LED 클러스터 등으로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 실내는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이용하면 무중력 공간에 있는 듯한 자세로 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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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Bolt E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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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6의 차체만 놓고 보면 준중형 SUV보다 조금 더 크지만 휠베이스가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동일해 차급 이상의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마찬가지로 충전구에 커넥터를 연결하면 전력을 외부로 공급하는 ‘V2L’ 기능도 지원한다. 여기에 아마씨앗 추출물을 활용한 친환경 공정 나파 가죽 시트,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도어 포켓 등으로 친환경 전기차의 의미를 더했다.

EV6는 스탠더드(배터리 용량 58.0㎾h), 롱 레인지(77.4㎾h), GT 라인(77.4㎾h), GT 등 네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이 중 내년 하반기 출시된 GT 모델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라인업이 연내 출시된다. 산업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스탠더드 370㎞, 롱 레인지 403~475㎞이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판매가격은 스탠더드는 ▲에어 4945만원 ▲어스 5390만원, 롱 레인지는 ▲에어 5353만원 ▲어스 5850만원, GT 라인은 5938만원, GT는 7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됐다.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GM, 쌍용차도 전기차 대전 합류할 듯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한국GM과 쌍용자동차 또한 신차를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한국GM은 지난 2월 GM이 공개한 새로운 전기 SUV ‘볼트 EUV’를 하반기 국내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쉐보레 볼트 EV에 SUV의 장점을 더한 모델로, 차체가 더욱 커져 공간 활용성이 개선됐다. 또한 쉐보레 브랜드 최초로 GM의 반자율 주행기술이자 핸즈 프리 운전자 보조시스템인 ‘슈퍼크루즈’가 적용됐다.

미국 사양을 기준으로 볼트 EUV의 전장과 전폭은 각각 4306㎜, 1770㎜로 볼트 EV보다 각각 141㎜, 5㎜ 늘어났다. 전고는 1616㎜, 휠베이스는 2675㎜다. 65㎾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DC 급속 충전 이용 시 30분 만에 150㎞ 거리의 주행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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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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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EUV의 모터 최대 출력은 150㎾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398㎞(247마일)다. 지난여름부터 미국서 본격 판매를 시작한 신형 볼트 EUV의 최저 판매가격은 3만1995달러(약 3649만원)이다. 다만 국내 인증절차 등에서 주행거리가 달라질 수 있고, 국내 공식 판매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한 쌍용자동차는 지난 6월부터 브랜드 첫 준중형 전기 SUV ‘코란도 e모션’의 양산에 돌입했다. 프로젝트명 ‘E100’으로 불리는 코란도 e모션은 지난해 7월 첫 티저 이미지가 공개됐지만 실제 출시는 늦어지고 있다. 구체적인 차량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는 61.5㎾h 배터리를 장착해 400㎞ 안팎의 주행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란도 e모션은 오는 10월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할 계획으로, 국내 공식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벤츠 EQS 등 수입 전기차도 출격 대기

메르세데스-벤츠와 BWM, 아우디, 볼보 등 수입차 브랜드들도 대대적인 라인업 확충으로 테슬라의 독주를 막아설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 1위 메르세데스-벤츠는 7월 12일 콤팩트 전기 SUV ‘더 뉴 EQA’를 공식 출시하며 메르세데스-EQ 순수전기차의 두 번째 모델을 공개했다.

연말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MBUX 하이퍼스크린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S클래스급 럭셔리 전기 세단 ‘더 뉴 EQS’를 선보일 예정이다.

EQA는 더 뉴 EQA 250 단일 모델로 출시되며,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과 풀 LED 헤드램프, 2개의 10.25인치 와이드 스크린 디스플레이 등으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66.5㎾h 리튬-이온 배터리를 30분 만에 배터리 10%에서 80%까지 급속 충전 가능하다. 다만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302㎞에 불과하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판매가격은 5990만원으로 서울시 기준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927만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또한 연말에는 럭셔리 전기 세단 ‘EQS’를 출시할 계획이다. 차 길이만 5m가 넘는 대형 세단으로 107.8㎾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유럽 기준)가 770㎞에 달한다. 독일에 위치한 최첨단 생산기지 ‘팩토리 56’에서 탄소중립적 공정을 거쳐 245㎾ 출력의 EQS 450+, 385㎾ 출력의 EQS 580 4MATIC 등 두 가지 모델로 생산된다. 특히 내부에는 좌우 길이 56인치의 대형 MBUX 하이퍼스크린이 설치돼 학습기능을 갖춘 AI 기술로 개인 맞춤형 디지털 경험을 선사한다.

볼보 또한 올 하반기 브랜드 첫 양산형 순수전기차 XC40 리차지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 XC40을 기반으로 제작한 전기차로 1회 충전으로 400㎞(WTLP) 이상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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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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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 1억 넘는 고급 수입차로 확대

차값이 9000만원을 넘으면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1억원이 넘는 고급 수입차들이 국내에 연이어 상륙할 예정이다. BMW는 올해 12월 플래그십 순수전기차 iX를 국내에 공개한다. BMW의 최신 5세대 전동화(eDrive) 시스템이 적용돼 500마력 이상의 최고 출력과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TLP) 기준 600㎞ 이상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가 필요로 할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샤이 테크’ 개념을 전동식 도어록, 시트 통합형 스피커 등에 적용됐다. iX의 유럽 판매가격이 7만7300유로(약 1억349만원)에 달하는 만큼 국내 판매가격은 1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아우디는 고성능 전기차 e-트론 GT, RS e-트론 GT 등을 연내 출시할 예정으로, 두 차종 모두 1억원대 중반에서 2억원대의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다. 앞뒤 차축에 2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WTLP 기준 e-트론 GT 488㎞, RS e-트론 GT 472㎞에 달한다. 이 중 e-트론 GT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마블 히어로 아이언맨으로 출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직접 운전해 화제가 된 모델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 조건인 6000만원, 9000만원에 맞춰 차량을 출시한 결과 다양성 측면에서 불만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이 구매보조금에 연연하지 않고 프리미엄급 전기차를 구매하면서 1억원이 넘는 수입 전기차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윤구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1호 (2021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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