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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층경쟁 밀렸다는 평가에도 느긋한 삼성전자…”시장지배력 충분, 176단 양산은 시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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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직원들이 3차원(3D) 낸드플래시 웨이퍼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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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크론이 반도체 업계 최초로 176단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 현재 128단에 주력하고 있는 업계 1위 삼성전자가 기술력에서 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급할 것이 없다는 반응인데, 시장 지배력이 여전한 데다 곧 더블 스택 기술을 적용한 176단 낸드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 5세대 이동통신(5G) 모바일용 낸드플래시의 양산에 들어갔다. 마이크론은 그간 5세대 96단 낸드가 주력이었다. 때문에 128단 낸드가 주요 제품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선두권 회사에 기술력이 1~2세대 뒤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마이크론이 176단 낸드를 양산해 한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뛰어넘었다고 본다.

낸드 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다. 현재 스마트폰과 PC 등 전자기기와 기업의 데이터센터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낸드를 활용한 대표 제품에는 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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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176단 낸드플래시 개념도. /마이크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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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셀을 얼마나 높게 쌓았느냐에 따라 기술 수준이 결정된다. 이른바 ‘적층’이다. 업계에서는 셀의 층수를 단(段)이라 부르는데, 96단 낸드는 셀을 96겹으로 쌓아올렸다는 의미다. 낸드 적층 기술은 가장 아래에 있는 셀과 맨 위층에 있는 셀을 하나의 묶음(구멍 1개)으로 만든 싱글 스택과 묶음 두 개를 하나로 합친 더블 스택으로 구분된다. 셀을 묶는 구멍을 적게 뚫을 수록 데이터 손실이 적고 전송 속도가 빨라 더블 스택 대비 싱글 스택이 더 우수한 기술로 평가된다.

싱글 스택은 쌓아 올릴 수 있는 단수에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100단 이상은 싱글 스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100단 이상 낸드에 싱글 스택을 적용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업계 2위 SK하이닉스는 2017년 양산을 시작한 72단 낸드부터 더블 스택을 사용하고 있고, 마이크론 역시 비슷한 기술 수준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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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칩을 3차원으로 쌓아올린 모습을 그래픽으로 형상화한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다만 삼성전자 역시 176단 낸드부터는 싱글 스택을 버리기로 했다. 싱글 스택의 장점은 확실하지만, 더 높이 쌓을 수 없다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더블 스택 도입으로 ‘고용량 데이터 저장과 처리 속도 개선’이라는 고적층 낸드의 장점을 확실하게 누리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의도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더블 스택 176단 7세대 낸드를 채용한 소비자용 SSD를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라며 “128단 싱글 스택 제품과 비교해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256단 낸드도 당장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미 싱글 스택으로 128단까지 쌓아올린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낸드 두 개를 하나로 겹치면 256단이 되는 셈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측도 “현재 싱글 스택을 통해 128단을 쌓았는데, 더블 스택을 적용하면 단순 계산으로 256단까지 적층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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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512Gb(기가비트) TLC(트리플 레벨 셀) 4D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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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176단 낸드를 양산한 마이크론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업계 1위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회사 관계자는 “적층 단수는 소비자 수요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 내부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며 “사실 언제라도 200단 이상의 낸드를 양산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 176단 낸드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힌 SK하이닉스도 올해 안에 해당 낸드의 양산에 돌입한다. 회사는 현재 주력인 128단 낸드에 176단을 합쳐 전체 제품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176단 낸드를 양산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한발 앞선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176단 낸드라도 제품 간 성능 차이가 분명히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200단 이상 8세대 낸드 양산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앞설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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