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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120시간 노동부터 페미니즘까지… 윤석열 설화에 野 “여의도 문법 익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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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면 논란이 일고, 참모진이 해명성 해설을 붙인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메시지 패턴이 이렇다. 윤 전 총장이 잇따라 설화에 휩싸이면서 우군인 야권에서도 “여의도 문법을 익혀야 한다”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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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에게 입당을 축하하는 뱃지를 달아주고 있다.2021.8.2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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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에 있을 때는 아무래도 편안하게 말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 이야기할 일이)별로 없고, 얘기해도 전부 써서 (보고)읽는다”라며 “자유롭게 얘기하다가 (정치권에 들어와)항상 카메라가 따라다니고, 모든 걸 정치적 반대자들이 악의적으로 해석해 선전할 수 있단 걸 이해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편하게 얘기하다 보니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여의도 문법을 익혀야 한다는 의미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정치적 코멘트를 하는 데 있어서, 아직 정치권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조금 생경한 표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공개석상에서 윤 전 총장의 발언이 툭하면 논란에 휩싸이고, 참모진이 부연설명에 나서는 식의 패턴이 반복되는 중이다.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그 아래부터 선택해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는 발언이 야권에서도 비판을 받자, 캠프 김병민 수석대변인은 “과도한 형사처벌 남용이 가져올 우려에 대해 언급한 내용으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책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일에는 초선 의원 모임 강연에서 “페미니즘이 건전한 남녀교제까지 막는다”고 했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캠프의 장예찬 청년특보는 약 3700자 분량의 ‘해설문’을 통해 “지나친 남녀갈등과 혐오 정서를 초래하는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어떤 말을 하고 나서 ‘내 뜻은 이거였다’고 다시 설명해야 한다면 그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김재원 최고위원)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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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예비후보가 서울시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8.3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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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이 구설에 휩싸이기 일쑤인 상황에 대해 직설 화법을 구사하는 그의 성정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총장은 검사 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2013년 국정감사), “선택적 의심 아니냐”(2020년 국정감사) 같은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민의힘 의원은 “소탈하고 솔직한 점이 국민들에게 소구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길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데 너무 가감 없이 말하니 ‘카메라 앞에선 저러면 안 되는데’하는 불안불안함이 있다“고 말했다. 야권 1위 지지율의 대선주자로서 가감없는 화법이 스스로 주장해 온 “외연 확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치 문법을 익히는 중”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야권에선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일회성 실수가 아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입당할 때도 그랬지만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하는 스타일”이라며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또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의 참모진을 향해서는 "지도자의 말은 주워 담기 힘들다. 사후 해설에 힘 뺄 게 아니라, 사전에 메시지를 면밀히 조율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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