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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고동진이 먼저 썼는데…갤럭시 신제품 유출, 실수야 연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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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갤럭시워치4를 착용한 김연경 선수(왼쪽)와 갤럭시노트9을 사용하고 있는 고동진 IM부문장(사장). 사진이 포착된 시점은 제품이 공개되기도 전이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및 샘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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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오는 11일 공개하는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4 클래식'의 실제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유출됐다. 출시되지 않은 신제품을 공개하는 IT팁스터(정보유출자)들에 삼성전자가 최근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과 무색하게 관련 이미지가 끊임없이 유출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삼성이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전 유출 자체로 제조사의 광고·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삼성이 의도적으로 마케팅 전략에 활용한다는 얘기도 있다. '유출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뜻이다.

최근 김연경 여자배구대표팀 선수가 갤럭시워치4를 착용한 사진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것을 두고 나온 말이다. 갤럭시워치4는 아직 삼성이 공개조차 하지 않은 제품이다. 신제품에 대한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삼성전자가 이 같은 상황을 염두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공개적인 자리에 버젓이…실수였을까


3일 IT팁스터 맥스 웨인바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갤럭시워치4 클래식의 실제 기기 사진을 공개했다. 블랙과 실버 색상 두 가지로, 초기 설정 화면이 표시된 모습이다. 기기 테두리를 감싼 '물리식 회전 베젤링'도 확인할 수 있다. 베젤을 회전시켜 앱 선택, 메뉴 이동 등 기기 조작이 가능하다.

갤럭시워치4는 지난달 20일 여자배구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가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날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경 선수 손목에 갤럭시워치4가 착용돼 있었다. 갤럭시워치4는 이달 11일 갤럭시언팩 2021을 통해 공개될 예정으로 실물이 포착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를 가장 먼저 알아챈 것은 해외 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이었다. 샘모바일은 국내 언론사들이 촬영한 사진을 참고해 "김연경 선수가 착용한 스트랩 색상은 '올리브 그린'처럼 보인다"며 "갤럭시워치4 유출은 삼성의 의도된 계산인지 혹은 단순 실수인지 판단할 순 없다"고 보도했다.

김연경 선수는 올림픽 글로벌 파트너인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갤럭시 브랜드 홍보대사 '팀 갤럭시'의 일원이다. 팀 갤럭시는 통상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되며 이번 대회 팀 갤럭시는 김연경 선수 등 10여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와 유사한 일은 2018년에도 일어났다. 그해 7월 중국 우한을 방문 중인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미디어 현지 행사 도중 갤럭시노트9을 쓰고 있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담겼다. 외신들은 "실수라고 보기엔 너무 떳떳하게 사용하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갤럭시노트9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고 삼성전자는 다음달 10일 미국 뉴욕에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당시 업계에선 고 사장이 취재진이 몰린 공개된 자리에서 실수로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확실한 유출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샘모바일은 "고 사장의 이번 행위가 '유출 마케팅' 일환이었다면, 그 결과는 성공적이다"라며 "세계 각국 주요 IT관련 매체들이 삼성 CEO의 갤럭시노트9 실물 공개를 비중있게 다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유출 마케팅 소비자 반응 분석할 때 좋아"


삼성 측은 이 같은 해프닝이 일어날 때마다 의도한 일이 아니라고 매번 선을 긋지만, 업계에서는 확실한 유출 마케팅 일환으로 해석한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고도의 마케팅이다"며 "이를 통해 공식 출시 때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보게끔 만드는 일종의 프리어나운싱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티징(teasing) 리킹(leaking) 등 유출 마케팅으로도 실제 많이 쓰인다. 신제품 공개 이전에 관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고 제품의 사양이나 디자인을 확정하기 전에 미리 소비자 반응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의도된 전략이 아닌 IT팁스터들에 의해 고통받는 사례는 더욱 많다. 팁스터들은 이동통신사나 케이스 제조업체, 보안이 느슨한 중국, 러시아 등에서 정보를 수집해 제품 출시전 이를 미리 유포한다.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면 삼성전자는 출시 일정에 맞춰 관심을 극대화하려는 마케팅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연관된 모든 회사들에도 악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유출은 오히려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행사의 주목도 역시 반감시킨다.

이런 이유로 최근 삼성전자는 유출된 이미지 등에 저작권 표시를 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지난달 초 IT 팁스터 맥스 잼버, 에반 블래스 등은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가 출시 전 제품 사진, 동영상 등에 대한 저작권 단속에 나섰다"고 밝혔다.

내달 공개되는 갤럭시Z폴드3, 갤러시Z플립3, 갤럭시워치4 등의 공식 이미지, 3D 랜더링 영상이 모두 유출됐기 때문이다. 신제품에 대한 유출은 일종의 관행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 온라인으로 행사를 치르면서도 공식 홍보 이미와 동영상까지 유출되면서 '김이 빠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팁스터들의 유출이 오히려 삼성전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적당한 유출은 신제품에 대한 상상력과 기대감을 자극시킨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상황인데 팁스터들이 출시 2~3개월 전부터 유출을 하면서 관심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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