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농장 '노동착취' 의혹 50대 장애인, 가족 품으로

"10년간 중노동···담배·막걸리만 받고 휴대전화도 없다" 주장

복지시설 보호받은 뒤 귀가···인천시, 자활 프로그램 등 지원

인천 강화도 개 농장에서 노동착취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50대 장애인이 결국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강화군 모 개 농장에서 10여년간 노동착취 피해를 봤다는 의혹이 제기된 50대 남성 A씨가 복지시설에서 지내다가 최근 가족에 인계됐다. 그는 지난달 동물 학대 현장을 포착하려고 해당 농장을 방문한 동물구호단체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지방자치단체에 장애인으로 등록돼있지는 않았다.

당시 동물구호단체는 A씨가 농장으로부터 막걸리와 담배만 받고 새벽 시간대부터 오후 9시까지 중노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인천시 부평구에 집이 있지만 명절 때만 귀가하고, 휴대전화도 가지고 있지 않아 노동착취 피해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농장주는 “A씨는 먼 친척 동생이며 너무 불쌍해서 내가 데리고 있었다”면서 “매월 60만원의 월급을 가족에게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며 노동착취 의혹을 부인했다.

인천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면서 A씨는 복지시설로 자리를 옮겼다. 시설의 보호를 받던 A씨는 농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인천시는 지병이 있는 점 등을 들어 그를 가족에게 인계했다. 인천시는 병원 진료와 인지검사 등을 통해 A씨가 앓고 있는 병이 장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뒤 자활 프로그램을 지원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A씨가 농장에 복귀하는 것을 가족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A씨가 스스로 농장에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담당 행정복지센터도 A씨를 관리하고 있다”며 “노동착취 의혹에 대한 부분은 현재 인천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조사 중이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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