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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비규제지역 강원도에 프리미엄 아파트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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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원도 원주시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벗어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강원도 원주와 경상북도 안동을 관리지역에서 해제시켰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올 1월만 하더라도 735가구 규모 미분양이 있었다. 2월에는 632가구, 3월 533가구, 4월 405가구로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었다.

가파른 속도로 미분양이 줄어들자 6월에 미분양관리지역 족쇄를 풀 수 있었다. 이로써 강원도는 미분양관리지역이 하나도 없는 곳이 됐다.

강원도 부동산이 거래 증가에 따른 분양 물량 폭발로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이 촘촘하게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규제 청정지역’ 강원도가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수도권 부동산을 묶자 매수심리가 강원도를 축으로 한 비규제지역으로 몰리며 전국적인 순환매 장세가 일어나는 분위기다.

강원도는 비규제지역으로 지역·면적별 예치금만 충족되면 유주택자나 세대원도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재당첨 제한과 전매제한도 없다. 주택담보대출비율도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최근 부동산 규제로 인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비규제지역인 강원도의 부동산 시장은 예외다. 국토교통부 아파트매매 거래현황을 보자. 올해 1~5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31만5153건이었다. 작년 동기(34만9641건) 대비 약 9.9%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강원도는 역주행을 했다. 작년 9300건에서 올해 1만2487건으로 약 34.3% 증가했다. 그만큼 에너지가 응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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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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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5월 거래량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

강원도 부동산에 대한 높은 관심은 청약 시장에서도 볼 수 있다. 올해 1~5월 강원도 신규 아파트 일반공급청약 신청자는 작년 동기간(6638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평창올림픽 특수 이후 2년 만에 처음 벌어진 일이다. 지난 1월 분양한 강릉 내곡동 ‘강릉자이 파인베뉴’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13.15 대 1이었다. 2000년 이후 강릉에서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최초의 사례가 탄생했다.

전문가들은 강원도 부동산 가격 랠리가 심상치 않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분양컨설팅업체 더피알 분석에 따르면 속초 동명동 ‘속초디오션자이(2023년 8월 입주 예정)’ 전용 131㎡의 분양가는 11억원 후반이었지만 지난 5월 131㎡A 타입이 16억9008만원에 매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만 5억원에 달했다는 얘기다.

올해 초 강릉시에 분양된 ‘강릉자이 파인베뉴’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지난 3월 4억55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대비 8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지난해 속초시에 분양된 ‘속초 롯데캐슬 인더스카이’ 전용면적 84㎡ 분양권도 지난 3월 5억5983만원(23층)에 거래됐다. 분양가보다 1억원가량 높은 수치였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5월 이래로 강원도의 아파트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거주 목적 외 투자목적 수요까지 강원도 부동산으로 침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강원도에서 올 하반기 분양하는 물량만 8666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새 가장 많은 물량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12월) 강원도에서 총 10개 단지 8666가구가 일반분양 시장에 나온다. 지난해 1년 동안 강원도에 분양된 4211가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5년간 강원도에 공급된 하반기 물량 중에서도 가장 많은 물량이라고 더피알은 분석한다.

더피알에 따르면 연도별 하반기 물량은 ▲2017년 8358가구 ▲2018년 2963가구 ▲2019년 3837가구 ▲2020년 2866가구 등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강원도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9906채로 작년 동기간 7368채보다 34.45% 증가했는데 특히 외지인 매입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같은 시기 도내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 가운데 서울 및 기타지역 거주민의 매입 비중은 34.13%로 지난해 같은 기간(27.08%)보다 7.05%포인트 증가했다. 수도권과 광역시 대부분은 물론 주요 지방 중소도시까지 대대적으로 규제지역으로 편입된 가운데 비규제지역인 강원도 부동산시장이 반사이익을 보는 모양새다. 투자자가 유입되면서 외지인 매입이 크게 늘고, 때마침 건설사별로 준비하고 있던 분양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순환구도가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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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분양 물량 쏟아내

특히 10대 건설사에 포함되는 대형 건설사들이 잇달아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롯데건설이 강릉시 교동 일대에 ‘강릉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분양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185㎡ 1305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단지 부근에 조성되는 24만㎡ 규모 교동7공원에는 6개의 테마 숲과 1개의 둘레길 등이 들어간다.

인근 KTX 강릉역에서 기차를 타면 서울 청량리역까지 약 1시간40분이 걸린다. 서울역은 2시간 정도 걸린다. 매일 출퇴근을 할 수는 없지만 주말에 서울 나들이를 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강릉시외버스터미널이 인접해 있고 동해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이용도 쉽다. 강릉과 인천을 잇는 경강선 고속철도사업은 2026년 개통 예정이다.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도 2027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강릉시청, 교1동주민센터 등 행정기관과 홈플러스, 롯데하이마트, CGV, 강릉 의료원 등이 주변에 위치해 있다. 아트센터, 야외공연장, 풋살경기장, 종합운동장, 체육센터 등을 보유한 강릉 올림픽파크도 멀지 않다. 영동초, 율곡초, 강릉초, 관동중, 강릉제일고, 강일여고 등 학교가 가깝다.

4베이 판상형 위주로 설계된 이 단지는 팬트리룸, 드레스룸, 파우더룸 등이 들어가 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사우나와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 어린이집 등이 있다. 8월에는 GS건설이 강원도 동해시에 첫 자이아파트를 공급한다. 강원도 동해시 효가동 산1 일대에서 분양하는 ‘동해자이’가 주인공이다.

동해자이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9개 동 전용면적 84~161㎡ 670가구 규모다. 전용면적별로 ▲84㎡ 599가구 ▲113㎡ 35가구 ▲115㎡ 32가구 ▲161㎡(펜트하우스) 4가구다. 전용 84㎡ 이상 중대형 단지다.

차량으로 5분 거리에 KTX 동해역과 동해IC가 있다. 광역 교통망 이용이 편리하다. 차량으로 5분 거리에 동해시립 북삼도서관, 행정복지센터, 농협 하나로마트, 동해 동인병원 등이 있다. 동해 웰빙 레포츠타운, 동회공원, 감추 해수욕장 등 시설도 지척이다. 북평중, 북삼초, 북평고 등 학교가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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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롯데캐슬 시그니처 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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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은 동해자이에 단지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는 ‘조경시설 연계 특화 원스톱 커뮤니티’를 조성하기로 했다. 지역 최초로 커뮤니티 내 사우나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주차는 모두 지하주차장으로 배치하고 단지 중앙에 대형광장을 설치해 공원형 아파트로 꾸밀 예정이다. 지형 단차를 활용한 주동 배치를 통해 남동향 중층 이상 일부 가구는 동해를 조망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인구가 채 10만 명이 되지 않는 동해시에 GS건설이 자이아파트를 내놓은 것은 그만큼 강원도 부동산 시장이 달아올랐다는 얘기다. 수도권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꼽히는 ‘자이’를 홍보해 분양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원주시 원동 일대에서 춘천 소양2지구 주택재건축을 통해 아파트 1041가구 중 851가구를 일반분양 시장에 내놓는다. 춘천 시내 중심에 들어서 인근 생활인프라가 풍부하고, 강원도청, 춘천시청, 소양동행복복지센터 등 인근 관공서가 많다. 춘천중앙초, 춘천중, 춘천고, 성수고 등 인근 학교가 많은 것도 강점이다. 원주시 역시 수도권과 가까운 장점으로 적잖은 수도권 투자 수요를 불러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관광객이 몰리는 속초에는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까지 잡힌 상황이다. 생활형숙박시설은 주택이 아니라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내에서 취사나 세탁 등을 할 수 있는 주거생활시설이다. 에어비앤비 등으로 돌려 수익을 낼 수 있다.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1452 일원에서 분양을 시작한 ‘속초 리슈빌S 시그니처’가 주인공이다.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청약통장 없이 전국 누구나 분양을 받을 수 있다.

통상 생활형 숙박시설은 주택 분양이 성공적인 지역에 주로 분양된다. 주택이 아닌 형태로 추가 분양을 받고 싶은 투자자의 심리를 긁어낼 수 있는 곳에 물량이 나온다. 수도권이나 부산 해운대 등에 생활형 숙박시설 물량이 나오는 이유다.

이게 강원도 속초에서 분양된다는 것은 강원도가 전국 부동산 투자 수요를 빨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핫 플레이스’로 올라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단지 규모는 연면적 3만2292㎡, 지하 4층~지상 20층, 총 431실 등이다.

실내 전용면적은 22~179㎡ 등으로 다양하다. 단지 내에서 인피니티풀, 아이스링크 등 커뮤니티 시설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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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경강선이 개통되면서 강릉~서울 청량리역까지 이동 시간은 1시간 내외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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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프런트 및 사물인터넷(IoT) 도입 등 아파트 장점을 도입한 특화 시스템도 대거 넣었다. 대형쇼핑시설인 이마트가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 해수욕장, 캠프장이 도보권 내에 자리하고 있다. 메가박스(속초점)를 비롯해 속초농협하나로마트(엑스포점), 대포항수산시장 등 각종 편의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차량 10분 거리에는 속초시청,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강원도청 산하 속초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도 자리 잡고 있다. 공영주차장과 해수욕장이 바로 앞에 자리하여 영구 바다 조망권을 확보한 것이 강점이다. 속초 리슈빌S 시그니처는 전 객실 100% 오션뷰 첨단 특화 설계를 적용했다.

생활숙박시설 전문 위탁업체 핸디즈가 프로젝트에 가담했다. 핸디즈는 여행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운영 파트너사다. 국내 생활숙박시설 1500여 개 객실의 위탁운영을 진행 중이다. 핸디즈는 객실 세팅부터 플랫폼 등록 및 예약, 투명한 수익 정산에 이르는 일체의 운영을 도맡는다.

한국토지신탁이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일원에 분양 중인 ‘강릉 영진 코아루 휴티스 디오션’도 주목을 끌고 있다. 주문진시장, 주문진시외버스터미널, 하나로마트, 외식상권이 위치한 주문진항까지 차량으로 10분 걸리는 위치다. 연곡초등학교, 주문진중·고등학교가 모두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에서는 강원에듀버스(스쿨버스)를 운영해, 단지 앞에서 탑승 시 학교를 5분 안에 주파할 수 있다.

7번 국도와 해안도로를 이용해 강릉, 속초 등 인근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하다. 동해고속도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까지의 접근성이 양호해 광역 이동성이 좋다. 주문진시외버스터미널, KTX 강릉역, 강릉고속버스터미널도 이용할 수 있다.

동쪽으론 영진 해변을, 서쪽으론 오대산을 끼고 있다. 일부 세대에서는 파노라마 조망도 가능하다. 입주민을 위한 다채로운 커뮤니티도 주목을 끈다. 피트니스 센터와 GX룸, 경로당, 오락실, 키즈카페, 사무실 등이 제공된다. 세대당 1.4대의 넉넉한 주차공간도 확보했다.

다만 다주택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기존 주택 보유자가 추가로 집을 분양받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의 목소리도 나온다. 주택 매매에 대한 징벌적 세금을 물리려는 구조여서 자칫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지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적잖은 시세 차익을 보더라도 세금 내고 중개수수료 빼고 나면 정작 손에 쥐는 액수가 확 줄어드는 것이다. 기존 주택보유자가 비과세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1주택자가 된 이후 2년의 기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집을 잘못 샀다가 물리면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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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지역 포함되면 외지 투자 확 줄어

또 지금은 조정대상지역이 아니지만 주택 경기가 달아오르면 언제든지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규제지역에 포함되면 외지 투자수요가 확 줄기 때문에 내 물량을 받아줄 후속 투자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매물에 관심이 있는 수요가 확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강원도 내 기존 주택 보유자가 갈아타기 용도로 새 아파트에 접근하는 것은 유효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택 트렌드가 신축 아파트 가치를 크게 인정하는 쪽으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내 구축에 살던 사람이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이 커지기 전에 이사를 오면 쾌적한 환경에 살면서 시세 차익도 크게 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위원은 “지방이나 수도권이나 공히 신축 프리미엄은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홍장원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1호 (2021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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