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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플레, 안 떨어진다" 러 중앙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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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엘비라 나뷸리나 러시아중앙은행(CBR) 총재가 2019년 6월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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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장기적인 현상이라고 엘비라 나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CBR) 총재가 밝혔다.

나뷸리나 총재는 7월 3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급격한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일반적인 러시아 시민들의 예상 인플레이션에서 '이탈(de-anchored)'했다면서 이같이 우려했다.

러시아 물가 상승세에 고삐가 풀렸음을 시사했다.

나뷸리나는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소비자들은 러시아 물가상승률이 CBR의 연간 목표치를 2배 넘게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상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게 되면 사람들은 가격이 더 뛰기 전에 먼저 구입하려는 심리를 보인다. 사재기가 일상이 된다. 이로 인해 실제로 물가가 더 뛴다.

아울러 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이때문에 기업들은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게 돼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러시아는 브라질과 함께 주요 신흥국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초로 통화 긴축에 들어간 나라 가운데 하나다.

7월 1.0%포인트 금리인상을 비롯해 지난 3월 이후 모두 4차례 금리를 올렸다.

러시아도 지난해 팬데믹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린 바 있다.

그러나 물가가 치솟자 9월 선거를 앞 둔 마당에도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7월에도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6.5%로 끌어 올렸다. 올해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이전보다 1%포인트 높여 5.7%~ 6.2%로 상향조정한 뒤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아울러 CBR은 올해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했다.

일반 소비자들의 예상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에서 러시아 소비자들은 지난해 이후 기초 제품 가격이 치솟고 있는 점을 들어 러시아 인플레이션이 13.4%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주된 배경은 루블화 평가절하, 팬데믹 이후의 신속한 경기회복, 그리고 러시아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의 해외 수요 확대 등이다.

나뷸리나 총재는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오랜 기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었다면서 낮은 인플레이션은 그동안 매우 짧은 동안에만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2013년 이후의 장기 불황 기간 러시아 시민들의 실질소득은 11% 감소했고, 인구 7명 가운데 1명이 빈곤선 밑으로 추락했다.

한편 나뷸리나 총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부에서 몇 안되는 여성 고위직 인물로 유명하다. 2013년 중앙은행 총재가 된 뒤 2차례 금융위기 속에서도 러시아 경제를 잘 추스렸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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