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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암울한 시대에 피어나는 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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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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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해를 넘기면서 지구촌 모든 이의 어려움이 장기화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족 간의 관계조차 위협을 받는다.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 또한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인류는 백신을 만들어 대항하지만 감염병의 기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두려움과 고통을 이겨낼 지혜와 용기는 우리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2021년, 코로나19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낳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지역 봉쇄가 더욱 강화되면서 사람들은 중세 흑사병의 시대를 떠올린다.

유럽에서 흑사병이 번지며 수많은 사람이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었던 14세기, 이탈리아의 문호 조반니 보카치오는 소설을 써서 동시대인들에게 눈물과 웃음을 선사하며 감염병을 이길 만한 힘을 주었다. 피렌체 근교의 저택에 피난해 있던 사람들이 시간을 때우기 위해 서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소설 형식의 <데카메론>이었다. ‘빛으로 쓰는 이야기’가 대문호의 천재성에 견줘 한없이 부족할지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인으로 시도해볼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진흙탕 속에서 살지만 깨끗하고 향기로움이 가득한 큰 꽃을 피우는 연꽃처럼, 풍파에도 희망을 꺾지 않으며 인류 공동체의 찬란한 꽃을 피워보자는 바람을 담았다. 빛으로 쓴 이 이야기가 암울한 시대 한가닥 희망의 빛이 되길 바라며.

사진·글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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