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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군인권센터 “가혹행위 가해자 조사 않는 공군…부실 수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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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거짓말 탐지기 조사 통보 후 연기하기도

한겨레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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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선임병들이 후임병에게 몇달 동안 집단 폭행, 감금,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해 군 당국이 가해자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30일 “공군 측의 철저한 수사, 엄중 조치는 말뿐이고 실상은 가해자 봐주기, 부실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건 초기 양상이 성추행 피해를 본 뒤 사망한 이아무개 공군 중사 사건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9일 군인권센터는 강릉에 있는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병대대 생활관에서 신병인 피해자가 비행단에 온 지난 4월부터 신고를 한 지난 21일까지 약 4개월 동안 선임병 6명에게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가해자들이 자신을 부대 용접 가스 보관창고에 가둬놓고 창문으로 불붙인 박스 조각을 넣거나, 다리를 잡고 끌고 다니며 수시로 이마, 팔, 성기 등을 때렸다고 호소했다.

군인권센터는 제18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이 지난 21∼22일 피해자 조사를 통해 폭력 행위에 대한 진술을 모두 확보했지만 가해자 소환 일정을 잡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사경찰이 가해자 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자고 소환을 통보했다가 연기한 사실도 지적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가해자들이 변호임이 선임하고 조사를 받겠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피의자가 변호인을 선임할 때까지 기다려 배려해주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군사경찰이 수사를 지연시키고 있는 동안 가해자들은 증거 인멸의 시간을 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해자의 부모들이 센터로 전화해 항의하는 등 피해자를 압박하려 한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부모가 29일 부대에 병가 사용을 요구했으나 군의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공군은 즉시 가해자들을 체포, 구속해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도 즉시 실시해야 한다. 공군이 비극을 되풀이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바로가기: “공군 선임병들이 후임병에 성폭력 등 가혹행위”…군 “수사 중”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056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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