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보다 성능 떨어지고 심지어 일부 구형모델 에어컨 달아" 창원 한 신도시의 황당한 아파트

경남 창원시 북면 아내 에코프리미엄 2차 아파트 입주민들이 29일 오전 10시 창원시청 앞에서 시공사와 창원시의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시공사와 입주당시 체결했던 옵션계약과 다르게 효율이 적은 시스템 에어컨이 설치된 '황당한 아파트'가 있다. 새로 입주한 주민들은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자 서비스센터 직원을 불렀고 계약 당시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에어컨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 황당한 아파트는 경남 창원시 북면에 소재한 감계신도시의 아내에코프리미엄 2차 아파트다. 1393세대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창원에 본사를 둔 덕산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맡아 지난 2016년 분양을 시작했다. 당시 덕산건설은 시스템에어컨 옵션을 홍보하면서 에어컨 4대를 계약한 세대는 18평형과 8평형, 6평형, 6평형을 L사 제품은 685만원, S사 제품은 660만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에어컨 3대 설치 계약은 18평형과 8평형, 6평형(L사 499만원, S사 450만원)을, 에어컨 2대 설치 계약은 18평과 8평(L사 390만원, S사 360만원)을 설치하는 것으로 약정했다. 당시 시공사와 에어컨 옵션계약을 맺은 세대는 250세대였다.

그러나 지난 2019년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이아파트는 같은해 7월 여름을 맞아 시공사와 에어컨 옵션계약을 맺은 세대에서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다는 민원이 일어났다. 한 세대가 해당 제품의 서비스센터 점검을 받자 실제 계약된 평형의 에어컨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에어컨이 설치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에어컨 4대를 설치한 세대의 경우 거실용인 18평형과 안방용인 6평형의 계약한 제품이 설치됐으나 나머지 2대는 6평형이 5평형으로 각각 설치된 것이다. 나머지 에어컨 3대와 2대를 계약한 세대들도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이 일부 설치됐다. 입주민들은 일부 제조사 제품은 심지어 2015년형, 2017년형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형 구형 모델 에어컨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최봉락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의 회장은 "시공사와 에어컨을 설치한 하도급 업체에 항의했으나 시공사는 당시 계약서에 표기가 잘못됐다고 하고, 에어컨 설치 업체는 에어컨 한대당 6만원을 보상해주겠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에어컨 가격도 지금 나오는 최신형 에어컨보다 저가형인데도 200만원이나 비싸게 계약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입주 당시 아파트의 상징물같은 10m 이상 높이의 소나무에 가짜잎이 달려 있어 시공사에 항의해 올해 초 다른 소나무로 대체하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이밖에도 분양 홍보물에 아쿠아프라자 등 조경시설물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시공도중 입주예정자에겐 통보도 없이 조경 사업변경을 신청해 아쿠아 프라자를 없애 버리는 등 일방적으로 변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들은 최근 해당 시공사와 에어컨 설치 업체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입주민들은 29일 오전 10시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시공사와 창원시의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덕산건설 관계자는 "에어컨은 하도급업체에서 당시 인쇄물에 용량으로 표기한 게 아니라 평형으로 표기하다보니 입주자들과 입장차이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조경부분도 백화현상 등을 고려해 사업변경 해 다른 조경으로 대체하고 하자들도 보수를 한 사안이다. 소송이 진행중인 만큼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해당 에어컨 설치업체 관계자도 "일부 민원을 제기하는 세대에 대해서는 개별 보상금을 지급해왔다"며 "소송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당시 행정에서 조경 사업 변경 승인을 한 게 문제가 아니라 시공사가 승인 받은 후 주민들에게 통보 여부에 대한 부분, 통보를 안했을 경우 처벌 규정 등에 대해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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