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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네시아 방문한 마크롱 “핵실험으로 빚졌다”…사과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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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공식 방문서 발언

1966년부터 30년간 핵실험

피해자들 “실질 보상” 재촉구


한겨레

남태평양 지역을 공식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7일 타히티섬의 파페에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프랑스가 이 지역에서 실시한 핵실험으로 인해 “빚을 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파페에테/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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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남태평양 지역을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프랑스가 이 지역에서 실시한 핵실험으로 인해 “빚을 졌다”고 인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타이티 공식 방문을 마치면서 “프랑스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빚을 졌다”며 “이 빚은 이 지역에서 실시한 핵실험, 특히 1966년부터 1974년까지 실시한 핵실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이 28일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핵실험 피해자들에게 더 나은 보상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남태평양 공식 방문 전 이 지역에서 기대하던 공식 사과와 구체적인 보상책 발표는 없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2016년 2월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대통령이 핵실험의 폐해를 인정하고 희생자 보상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프랑스의 남태평양 핵실험 문제는 지난 3월 핵실험의 인체 피해가 축소·은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프랑스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디스클로즈>는 군 자료 분석을 근거로, 핵실험 당시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주민 12만5천여명의 90% 수준인 11만명이 방사능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런 피해 규모는 프랑스 정부에 보상을 신청한 1만명의 11배에 달하는 것이다.

프랑스 군은 1966년 7월2일 폴리네시아의 무루로아 환초에서 첫 비밀 핵실험을 한 이후 30년 동안 193회의 핵실험을 이 지역에서 실시했다. 특히, 1974년까지는 핵폭탄을 공중에서 터뜨리는 방식으로 실험해, 타히티섬 주민 등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핵실험 피해자 모임의 부대표인 레나 레노르망은 마크롱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고통 받는 이들의 시급한 요구가 있다”며 “정부가 이들에게 사과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보상 관련 대응을 바꿀 것이라며 “대응 변화를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2000년대 초반까지도 핵실험이 피해를 줬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다가 2009년부터 피해를 인정하고 보상 절차를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실제 보상을 받은 민간인은 60명 정도에 불과하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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