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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4차 유행 충격은 좁고 깊다…‘코로나 공존 경제’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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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 빠른 확산에도 경제 충격 과거보다 약해

경제 주체들 학습효과로 일상 생활…충격 범위 좁아져

세계적 코로나19공존 현상, 일부 취약층 고통 더 심화


한겨레

27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 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양산을 쓰고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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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공존하게 되는 걸까.’

4차 대유행의 매서운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 지표가 과거에 비해 충격을 덜 받고 있다. 이전에는 경제 주체들이 활동을 전면 중단했지만, 이제는 방역 조치 내에서 정상 생활을 이어가는 모습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감염병 확산이 경제에 주는 충격이 점차 작아지고 있으며, 충격 범위도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많은 분야에선 내성이 생기는 반면 피해가 일부에만 집중되고 깊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취약 업종에 대한 세심한 지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 감염병 시대 적응하는 사람들 “코로나19에도 머리는 다듬어야 하잖아요.” 28일 오후 서울 잠실에서 만난 김아무개(61)씨는 6개월 만에 미용실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무서워 웬만하면 외부 활동을 안 했는데, 감염병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며 “일상 생활을 아예 안할 수는 없어 마스크를 잘 쓰고, 외출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미용실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매출이 90% 급감했다. 지난 1년 동안 인접 미용실만 4곳이 폐업을 했다. 다행히 연초부터 단골 손님이 찾아오더니 지난달에는 2019년 수준까지 매출을 회복했다. 이달에도 현재까지는 손님이 크게 줄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경제가 4차 대유행의 초기 충격을 의외로 잘 버티는 모습이다. 지난 12일 시행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의 영향을 지켜봐야 하지만, 이달 1~20일 전체 카드 매출액은 전년 대비 오히려 8.1% 늘었다. 직전 3차 대유행 때 1월 한 달 카드 매출액은 3% 감소한 바 있다. 한국은행의 뉴스심리지수(NSI)는 방역 조치 강화로 지난 15일 121.07까지 하락했지만, 지난 26일 133.23으로 금방 반등했다. 1~3차 대유행 때는 77.84까지 떨어진 바 있다. 뉴스심리지수는 뉴스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지표로, 실물 경제 추이를 1~2개월 앞서 보여준다. 또 한은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이달 103.2로 7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기준값(100)을 넘고 있다. 기준값 위는 낙관적 태도로 해석한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을 학습효과로 읽고 있다. 사람들이 코로나19에 차츰 적응해 내구재를 사고 백화점 및 마트를 가며 여행을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타격이 컸던 대면서비스업에서도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은이 내부적으로 대면서비스업을 업종별로 쪼개본 결과 이미용, 교육 등의 분야에선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백신 접종 확대가 치사율을 낮추면서 경제 주체들이 ‘코로나19 동거 경제’로 훨씬 자유롭게 활동하는 모양새다. 전체 경제의 많은 부분이 점점 코로나19에 내성이 생기고 있으며, 이 때문에 충격 범위가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4차 대유행의 경제 충격이 예전보다 작을 것을 기대하는 이유다.

한겨레

28일 서울 인왕시장 내 한 가게에 '4단계로 휴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다음 주에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더 강력한 방역조치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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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은 좁아지고 깊어져…“선별 정책 중요” 대신 충격은 일부에 집중적으로 쏠리고, 이들의 고통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방역 조치에 취약한 식당, 숙박, 오락 및 문화 등에 대한 양극화로, 정부의 맞춤 지원이 절실한 상태다.

서울 홍은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장아무개(36)씨는 3차 대유행으로 매출이 20% 줄고, 4차 대유행으로 매출이 절반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장씨는 “4차 대유행의 전체 경제 충격이 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같은 자영업자에게는 와닿지 않는 이야기”라며 “4인에서 2인으로 방역을 강화하면서 매출이 더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망률이 백신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과거에 비해 위축되지 않고 있다”며 “충격 범위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에 전체 경제와 일부 피해 계층에 대한 선별적 정책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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