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 둘째)가 28일 국회에서 해외 거주 한국 유학생과 간담회를 하고있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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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8월 중 국민의힘 입당'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당내 '친윤' 대 '반윤' 분열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과거 친이계(친이명박)·친박계(친박근혜) 등 야권 내 계파 구분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희미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대권 유력 후보를 중심으로 재편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최근 윤 전 총장이 당내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면서 '입당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당대표의 만찬 회동을 계기로 8월 입당설이 급물살을 탔다.
이 대표는 이날도 취재진과 만나 "윤 전 총장과 직접 소통하면서 입당 외에 다른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또 본인 페이스북에 "만찬 회동이 오늘부터 여론조사 결과로 반영될 텐데 의미를 잘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모르겠다"고 남겼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할 것이란 대중의 기대감이 지지율 반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특히 당내 의원들의 세력화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 정치 선언 때 현역 의원 25명이 행사장을 찾아 힘을 실은 데 이어 지난 26일엔 국민의힘 소속 의원 40명이 "국민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윤석열 예비 후보의 입당을 촉구한다"는 지지성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윤 전 총장과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나 지역 연고를 통해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5선 정진석, 4선 권성동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권 의원은 "윤석열이라는 인물을 통해야만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지지하는 것이지 후보와 친분 관계가 있어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며 "결코 계파 의식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윤 전 총장의 부산 방문 때는 3선 장제원, 초선 안병길 의원이 주요 일정에 동행하며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고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지지 뜻을 밝혔다.
이에 비해 홍준표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당내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며 '반(反)윤석열' 세 결집 또한 가시화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여야 대선주자 중 한 분은 가족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로, 또 한 분은 가족 스캔들로 논란의 중심이 된 추한 대선"이라고 비판했다. 각각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 전 총장을 저격한 것이다.
또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유죄 판결과 관련해 '윤 전 총장 원죄론'을 꺼내들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홍 의원은 드루킹 특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당시 사건의 은폐자로 지목됐던 분까지 나서서 자기가 몸담았던 문재인 정권의 정통성을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을 지지하는 김용판 의원도 최근 "드루킹 특검이 태동한 배경은 당시 경찰과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었기 때문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의 자기 반성과 자기 성찰이 이뤄진 후라야 어떤 정책이든 보다 큰 동력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측은 앞서 무소속인 윤 전 총장 캠프에 현역 당협위원장이 참여한 것을 두고 "당직 사퇴로 결자해지해야 한다"거나 "해당 행위"라며 비판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당 안에서부터 불거지는 공세에 대해 "후보 간 의견 차이나 사실관계에 대해 하나씩 대응해 갈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가족 스캔들 등 네거티브에는 강력 대응할 태세다. 부인 김건희 씨와 양 모 전 검사의 동거설을 보도한 매체를 이날 형사고발하며 "검증을 빙자해 거짓을 퍼뜨리는 범죄 행위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달 초 김종인 전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 서초동에서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식 회동이라기보다는 집 근처에서 잠시 마주친 수준이었다는 게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과의 회동은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이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대로 만남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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