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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尹 "자발적 참여"랬는데…영입된 대변인 "尹, 먼저 전화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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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김병민, 유튜브서 '영입제안' 상세히 소개…여전한 '메시지 관리' 약점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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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부산 서구의 한 식당을 방문,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건배하고 있다. 2021.7.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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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캠프'의 메시지 관리가 여전히 불안하다. 국민의힘 인사들을 영입하면서 이른바 '상도덕' 문제가 불거지자 윤석열 전 총장은 "자발적인 합류"라고 정리했는데, 정작 영입된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먼저 접촉해 왔다"고 말했다. 후보의 '거짓말'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을 자초했다.

윤석열 캠프 대변인으로 합류한 김병민 국민의힘 광진갑 당협위원장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얼마 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다. '윤석열 전 총장입니다'라고 얘기하면서 처음 통화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에 점심식사를 하면서 좀 긴 시간 둘이 대화를 나눴다"라며 "'정권교체에 좀 힘을 보태줬으면' 하는 그런 과정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병민TV'에서 보다 상세한 전후사정을 털어놨다. 윤 전 총장이 전화로 "김병민TV를 잘 보고 있다. 작금의 정치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이후 2시간 정도 식사를 했다는 내용이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정치는 말과 메시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핵심 아니겠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김병민 박사의 말과 글을 참 잘보고 있다. 정권교체로 가는 길에 김병민 박사가 꼭 그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김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진심어린 제안이 제 마음을 동하고 움직이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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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선거캠프의 김병민 신임 대변인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의 보강된 캠프 인원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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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현직 당협위원장인 자신을 영입하려고 윤 전 총장이 '직접', 그리고 '먼저' 접촉해 왔다는 게 김 대변인 설명의 핵심이다. 캠프에는 김 대변인을 비롯해 박민식 전 의원, 이학재 전 의원,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 등 국민의힘 현직 당협위원장들이 여럿 참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상도덕'을 거론한 대목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전날 김 대변인 발언과 정반대의 얘기를 했다. 그는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 영입에 대해 "본인들이 저와 함께 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신 것이기 때문에 제3자가 거기에 대해 뭐라고 말하시는 것에 대해선 논평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자발적'이라고 했던 인재영입 과정이 하루도 안 돼 윤 전 총장이 직접 접촉해 '모셔 온' 것으로 뒤집어진 셈이다. 특히 김 대변인이 상세하게 윤 전 총장의 설득 과정을 소개하면서, 윤 전 총장의 '거짓말' 논란이 보다 도드라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상도덕' 논란을 벗어나려고 윤 전 총장이 둘러대기에 급급했다는 게 야권 일부의 시각이다.

윤 전 총장은 줄곧 메시지 관리에 애를 먹었다. 최근 '주 120시간 근무' 발언에 이어 '대구가 아니면 민란' 발언까지 실언을 반복하며 고개를 숙였다. 재정비와 함께 '국민캠프'를 출범시켰지만, 약점을 쉽사리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캠프와 국민의힘 간 신경전이 고조될 가능성도 남는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윤 전 총장과의 만남에서 김 대변인이 '윤석열 캠프'로 향한 점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이) 8월에 입당 안 하면 저 사람 제명"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 역시 "저 같은 사람이 볼모로 잡혀 있다"면서 우회적으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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