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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기업 성장’ 위해서라면 ‘기업 범죄’ 저지른 이재용 가석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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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제 논설위원의 직격 인터뷰 | 박용진 민주당 대선 후보

민주노동당 출신이 감세 공약? 코로나 대응 위한 한시 조처

부동산·금융소득·슈퍼리치 증세는 찬성, 탄소세도 걷을 것

1호 공약은 ‘국부 펀드’…30년 적립 때 월 399만원 돌려받아

김포공항 자리에 20만호 스마트시티…영끌·패닉바잉 끝낼 것

이재명-이낙연 공방, 세상 창피한 일…누가 누굴 욕하는 건가

밑천 다 드러난 윤석열, ‘주 120시간’ 빼곤 기억나는 거 없어


한겨레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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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이 없었다면,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은 지금보다 한층 밋밋했을지 모른다. 1971년생, 올해 만 50살로 본경선에 오른 6명의 경선 후보 중 막내다. 이른바 ‘적통’과도 거리가 멀다. 민주노동당 계열로 정치를 시작했으나, 2011년 ‘야권 대통합’에 동참해 시민통합당을 거쳐 민주당에 합류했다.

이후에도 당내 진보 비주류로서 색깔이 퇴색한 적이 없다. 재벌개혁에 앞장서 ‘삼성 저격수’로 이름을 알렸고, ‘유치원 3법’ 개정을 이끌어내 성가를 높였다. 이른바 ‘조금박해’의 일원으로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을 주장하다가 당내 ‘강성 주류’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그러나 2020년 4·15 총선에서 당내 서울 최고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존재감을 떨쳤다.

그가 대선 경선에 출마한 것은 예상 밖이었다. 올해 1월 이런 뜻을 밝히자, 의원실 측근들도 만류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가 운영의 정책 구상을 담은 책까지 펴내면서 도전을 강행했다. 1월 0.1%로 출발한 그의 지지율은 그가 1등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책을 예리하게 비판한 예비경선 텔레비전 토론회를 거치며 상승했다. 지금은 이재명, 이낙연에 이은 3위에 오른 여론조사 결과도 심심찮게 나온다. 정책에선 진보의 가치를 벗어나 급격한 우회전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불러일으킨다. ‘아웃사이더’의 패기와 ‘똘기’를 함께 드러내며 ‘제2의 노무현’을 꿈꾸는 박 의원을 26일 국회에서 만났다.

―대선을 돕는 의원들이 있나?

“후보 중 3명은 돕는 의원들이 바글바글하고 3명은 의원들이 없다. 특히나 저 같은 경우는 여의도 정치 경력이나 민주당 안에서의 시간이 길지 않아서.”

―팬클럽이나 열성 지지층은 어떤가?

“사실 열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일들을 안 했다. 남들하고 똑같이 얘기했으면 박수도 받고 했을 텐데.”

―독자적인 소신을 지키는 모습에 열정적으로 도와줄 그룹이 형성될 만도 한데 의외다.

“아직 뭐 정치 끝난 게 아니니까. 계속 하면서 지지층과 동지 그룹을 만들어가는 거지.”

―최근 여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는 3위 기록한 결과들이 여럿 나왔다.

“사실 초반에 저는 출마했는지조차 몰랐을 텐데,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고 나서 민주당 쪽으로도 효과가 있었다. 최근에 네차례 정도 3등 한 게 나왔다.”

―이유가 뭘까?

“박용진이 진열대에 신상품으로 올라와 있는 거다. 기존 대기업이 아니라 벤처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 눈길을 보내는 수준이다. 경선 기간 안에 빵 터질 거라고 본다. 준비된 정책 비전, 정치를 바라보는 단단함이다. 욕먹더라도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고, 단단하게 자기 길과 노선을 고집스럽게 가는 모습이 지도자가 가져야 될 태도라고 본다.”

―그런데 적합도 말고, 여야 전체 선호도를 보면 추미애, 정세균보다 낮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열렬한 지지층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거다. 아직 손길은 안 온 거지, 눈길은 보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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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벽에 걸린 자신이 몸담았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더불어민주당 선거 포스터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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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부보다 당 바깥에 국민의힘 지지층이거나 중도층 이런 쪽에서 적합도 지지율이 높다.

“그분들도 생으로 국민의힘 지지층이 아니다. 민주당을 지지했다가 떠나간 분들이다. 지난 총선·대선·지방선거 때 정당 지지율이 40%에 육박했던 그때 그분들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실망을 주고 낙담하면서 무당층으로 빠지거나 다른 당을 지지한다고 대답하는 분들인 거다. 대통령 선거는 2, 3% 차로 승리하는 거다. 누가 중도층으로 빠져나갔거나 다른 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대답하시는 분들을 모아낼 거냐, 누가 중도 확장성이 있고 본선 경쟁력이 있나. 박용진이다.”

―경선 국면에선 박 후보도 당내 20~30% 존재하는 ‘비주류 진보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급선무 아닌가?

“맞는 말씀일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민주당 당원들 중 상식과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길 바라고 김대중 전 대통령 노선에 대해 옳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다. 그걸 계속 얘기하고 있는 게 박용진이다.”

―진영을 넘어서는 색채를 강조하는데, 경선에서는 좀 더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거다.

“그런 거에 제가 주저한 게 뭐가 있나. 유치원 3법이나 재벌개혁 문제, 공매도 문제, 현대자동차 결함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여러 금기들에 과감하게 도전해서 기득권 카르텔을 깨고 제도를 바꾸고 성과를 만들어낸 사람이 박용진이라는 걸 다들 알고 계실 거다. 왼쪽 돌파도 하고 중원도 돌파할 수 있는 능력과 시야를 확보한 정치인이 민주당의 새 리더가 돼야 한다.”

―‘법인세·소득세 감세’ 주장이 진보의 가치를 벗어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게 우리 경제에 더 좋은가 나쁜가. 여기에 진보와 보수가 있나. 조세 정책도 마찬가지다. 증세가 맞는지 감세가 맞는지 시장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판단하면 되는 문제다. 그걸 왜 진영 문제로 나눠서 보나. 법인세 감세는 기업 투자 확대를 유도해내고 우리 경제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건 확인된 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 기업의 경우 법인세 1%가 인하되면 0.2%의 투자 확대가 된다. 더 재미있는 게 뭐냐면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서 재벌 총수의 사익 추구 성향이 너무 세서 이 효과가 9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거지. 핵심은 뭐냐 하면 박용진이 늘 해오던 재벌개혁, 공정경제 등 투명한 지배구조를 더 강화하면 1% 법인세 인하가 이끌어내는 투자 확대가 훨씬 더 뛴다는 거다. 이게 실증 자료다.”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선 양극화 해소를 위한 ‘보편 증세’를 제기하지 않았나?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조세부담률보다 낮은 게 사실이니까 방향으로서의 증세, 복지 확대는 필요하다. 제가 말하는 건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근로소득세, 사업소득세 감세다.”

―증세 대상도 있다는 건가?

“부동산 임대 소득에 대해서는 증세가 필요하다. 또 금융자산에 대한 이자소득, 연소득 10억원 이상 슈퍼리치들에 대해서도 증세 필요하다. 탄소세도 필요하다. 지금은 코로나 대응을 위한 한시적 조처로 ‘동시 감세’ 중요성을 얘기하지만, 이후 경기가 안정되면 고소득자 세금공제 축소 등을 통한 실질적 증세도 고려하고 있다.”

―법인세는 깎아줘 봐야 어차피 기업 내부 유보로 쌓아놓는 게 너무 많아서 투자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지 않나?

“실증적으로 봐야 한다. 주요 7개국(G7) 기업의 사내 유보금 규모에 비하면 우리 글로벌 기업들은 절반도 안 된다. 더 중요한 건 제가 감세를 통해서 투자 확대, 고용 창출, 임금 인상, 배당 확대 등 우리 경제의 선순환을 위한 정책적인 유도 방안을 계속 설계해낼 거라는 것이다.”

―설계가 다르다?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 세수가 100조원 늘었다. 증세가 아니라 경제 규모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제가 요즘 매일 하는 말이 ‘바이미 식스지(6G)’다. 바이오헬스, 2차 전지, 미래차, 6G 4개 분야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대통령이 되겠다.”

―세종시에서 ‘양경제’, ‘4년 중임제’ 개헌을 공약했다.

“서울이냐 세종이냐, 대결적으로 보는 게 아니고 서울도 국가 수도, 세종은 명확한 행정수도로 헌법상으로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외교·안보·국방·통일 부처는 서울에 남고, 나머지 부처와 국회는 완전히 이전하겠다. 동시에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도 하겠다는 거다. 개헌도 ‘임기 단축’ 이런 게 아니고,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곧바로 현직 대통령이 발의하도록 요청하겠다. 우린 헌법 개정을 발의한 대통령은 적용되지 않게 돼 있지 않나. 저는 최초 분권형 대통령은 박용진이 되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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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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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공약 중 ‘1호 공약’은 뭔가?

“‘국부 펀드’가 제일 독특한 공약이다. 나라도 부자로, 국민도 부자로 만들겠다. 서른살부터 월 50만원 적립금을 붓는 사람이 30년 뒤에 연 수익률 7%로 원금은 1억8천만원, 이자는 4억3천만원, 월 399만원씩 돌려받는 구조다. 국민이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신의 노동과 노력으로 인생을 설계하고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면 지금처럼 좋은 대학 못 가면 평생 힘들게 산다면서 인생을 막 쥐어짜는 일은 사라질 거라고 본다.”

―수익률이 높긴 한데, 국민연금은 최소 보장 장치가 있다. 그런 식의 안전 장치가 있나?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이게 망할 가능성은 제로다.”

―국민연금과 달리 하고 싶은 사람만 참여하는 건가?

“그렇다. 이게 연금을 대체하는 개념은 아니다. 국민연금은 별도로 존재하면서, 자산 운용만 통합적으로 한다. 399만원 돌려받는 건 국민연금 100만원대 받는 것과는 별도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어떻게 평가하나?

“실패했다. 시장의 신호, 국민의 욕구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시장과 대립적으로 가려고 했다. 늦게라도 공급 대책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마련하려는 것은 다행이다. 문제는 향후 5~7년간 ‘공급 절벽’ 상황인데 어떻게 대처할 거냐다. 박용진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과 기능 통합하고, 김포공항 자리에 ‘스마트 시티’를 구축해 20만호를 짓겠다는 거다. 확실한 신호가 될 거다. 영끌, 패닉 바잉은 잠재워지고 가격 조정 국면이 올 것이다.”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공급 대책의 경우 자칫 집값 폭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집값 폭등은 재개발을 풀어서 나온 게 아니고 공급과 수요가 안 맞아 생겨나는 문제다. 다만 지금 무작정 재개발·재건축을 풀면 전세 난리가 또 시작된다. 일단 김포공항, 태릉, 용산 이런 데서 공급이 이뤄지면 전세 대란이 벌어지지 않게 서울과 그 인근을 순차적으로 쭉 진행해야 한다.”

―공공 부문 비율을 어느 정도로 보나?

“김포공항 스마트 시티는 20만가구 중 40~50%를 민간이 해도 된다고 본다.”

―공공이 절반 이상이 될 거라는 건가?

“그렇다.”

―경선 얘기로 돌아가서, 당내 네거티브 공방이 심각하다.

“이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에 당대표였던 분이다. 그분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고 치자. 우리 스스로 욕하는 것 아닌가. 이재명 후보가 사생활에 문제가 많다고 치자. 공천 준 게 민주당 아닌가. 누굴 욕하는 건가. 미래 이야기를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세상 창피하다. 이렇게 경선을 엉망으로 만들 거면 다 집에 가고 정계 은퇴하시는 게 맞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경수 경남지사 업무방해 유죄’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최종 책임자다, 수사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치적인 수사다. 그런 불법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 이렇게 보는 국민들은 없다. ‘윤 후보는 정쟁 말고 정책이 뭐냐?’고 내가 계속 물어보는데, ‘주 120시간 노동’ 빼고는 기억나는 게 없다. 밑천을 다 드러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통령이 사과할 부담까지 질 일은 아니다. 대통령이 보고를 받았거나 공모를 지시한 게 드러난 게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가석방 기준이 형기의 70%였던 때에도 형기의 80% 이상 채우지 않고 가석방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런데 60%로 가석방 기준이 내려가고 60%밖에 형기를 못 채운 이재용 부회장이 나온다면 납득할 수 있겠나. 경제 활성화와 기업 성장을 위해서라는 이유라면 이분은 절대적으로 제외 대상이다. 기업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고 들어오지 않았나.”

―민주당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후속 조처가 지지부진하다.

“송영길 지도부가 마무리를 제대로 하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맞다. 이도저도 아닌 채로 가는 건 송 대표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될 거고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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