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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달아오르는 제주 부동산...노형동·연동서 ‘10억’ 아파트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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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 특수가 꺾여 한동안 수요자 관심 밖이던 제주도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아파트값이 최근 10년 새 최대폭으로 뛰는가 하면 10억원대를 호가하는 아파트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도심 노후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신규 아파트가 고가에 분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주 지역 아파트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가격 상승률이 34.9%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게 올랐다. 이 기간 동안 도내 제주시와 서귀포시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전국에서 상위 1~2위를 다투기도 했다. 국내 부동산에 일정 금액(50만달러 또는 5억원 이상)을 투자할 경우 5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인 ‘부동산 투자 이민제’가 도입됐고 중국인 투자자가 제주로 몰린 덕분이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사태와 한한령(限韓令), 코로나19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차이나 머니가 끊겼다. 이후 한동안 시장 관심은 온통 서울·수도권, 육지 대도시에 집중됐다. 2017년 초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며 정점을 찍은 제주 아파트값은 그렇게 하락장에 진입했고, 2017년(-0.35%), 2018년(-2.35%), 2019년(-2.68%)에 이어 지난해(-1.17%)까지 제주 집값은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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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에서 가까운 제주시 도심 전경. 뒤편으로 바다와 활주로가 보인다. <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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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주공 17평 1억원 ‘쑥’

▷연동대림 50평대 12억5000만원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들어 제주 지역 부동산 시장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주로 제주국제공항 접근성이 좋은 제주시 이도동, 노형동, 연동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기 시작하더니,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도 잇따라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이도2동 ‘이도주공1단지’ 전용 59.3㎡는 지난 6월 3일 8억3000만원(2층)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내내 4억2500만~6억1000만원 사이에서 거래되던 아파트 시세가 올 4월 들어 단숨에 8억원대로 뛰어오르더니 6월에는 최고가를 경신한 것. 바로 옆 ‘이도주공2·3단지’ 전용 47㎡는 지난 4월 6억5000만원(2층)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같은 평형·타입 아파트가 5억3500만원(4층)에, 같은 면적 다른 타입 아파트가 4억9000만원(5층)에도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동안에만 시세가 1억2500만~1억6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이도2동 일대 주공 아파트는 모두 1980년대 중반 입주를 시작한 노후 아파트다. 현재 3개 단지 모두 재건축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3.3㎡당 시세는 단지별로 2단지 3645만원, 3단지 3617만원, 1단지 3406만원 등으로 도내 아파트 시세 순위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노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재건축 대상이 아닌 구축 아파트 단지에서도 신고가 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제주의 강남’으로 통하는 노형동 ‘중흥S-클래스’ 전용 84㎡는 지난 6월 말 7억1000만원(6층)에 팔려 처음으로 7억원을 넘기고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인근 ‘부영2차’ 전용 45㎡ 역시 6월 5일 3억5000만원(5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일대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같은 아파트 전셋집도 2억2000만원에 계약서를 쓰면서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10억원을 훌쩍 넘긴 아파트도 제주에서 제법 흔해졌다.

제주시에서 대장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연동대림2차’ 전용 139㎡는 지난 5월 말 12억5000만원(8층)에 주인을 찾았다. 2019년 12월만 해도 8억7000만원에 거래되던 아파트다. 2019년 이후 거래가 끊겼다가 약 1년 반 만에 4억원가량 오른 가격에 계약서를 쓴 셈이다. 한때 호가가 13억원을 넘겼던 이 아파트 매물은 현재 자취를 감췄다. 연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같은 단지 전용 118㎡도 올 초 1월 10억원(6층)에 거래되며 역대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고, 30평대인 전용 84㎡를 중심으로 매매 거래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노형동에서 중대형 아파트만 350가구 입주한 ‘노형e편한세상’에서도 최근 전용 163㎡가 역대 최고가인 11억5000만원(15층)에 계약서를 썼다. 이 단지에서는 매물이 단 2건밖에 없다. 전용 110㎡ 호가가 9억원, 전용 163㎡는 12억5000만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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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이도2동 이도주공1~3단지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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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집값 상승률 전국 3위

▷평당 2573만원 분양가에도 청약 경쟁

집값 상승세 영향으로 최근 제주 관련 부동산 지표는 줄줄이 우상향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제주 아파트값은 올 들어 7월 둘째 주까지 11.15% 상승했다. 누적 상승률로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12.84%)과 경기(11.24%)에 이어 상승률이 세 번째로 높다. 인천·경기 지역이 서울 집값 상승세 영향을 크게 받은 수도권임을 감안하면, 전국 비수도권 지역 중에서는 제주 부동산 상승폭이 가장 높았던 셈이다.

지난 5월 셋째 주에는 한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1.17%로, 한국부동산원이 2012년 5월부터 제주도 아파트값 변동률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주간 최고치를 찍었다. 아파트 매맷값이 오르다 보니 전셋값도 덩달아 9.47% 뛰며 올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제주 지역 부동산 상승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이 각각 1% 안팎으로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제주도가 지난 몇 년간 집값이 하락세여서 현재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크고, 비규제 지역이다 보니 제주시 노형동, 연동, 아라동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며 “매맷값이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서귀포시에서는 풍선효과에 따른 ‘키 맞추기’도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제주에서 새롭게 분양하는 아파트는 분양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수십 대 1 경쟁을 뚫어야 청약에 성공할 정도로 인기를 끈다. 대한항공 사택을 재건축하는 ‘e편한세상연동센트럴파크’1·2단지 분양이 올 4월 최고 경쟁률 49 대 1을 기록하며 완판 랠리를 펼친 것이 대표적이다. 엠디엠플러스가 제주시 연동에서 분양한 이 단지는 204가구 일반공급 1순위 청약에 2802명이 신청, 평균 13.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주력 평형인 전용 84㎡의 상당수 분양가가 9억원을 웃돌고 전용 145㎡와 154㎡형은 14억원대와 15억원대에 달했는데도 ‘최고 4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무난히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e편한세상연동센트럴파크 분양가(3.3㎡당 평균 2750만원)는 제주 전체 지역 평균 분양가를 대폭 끌어올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도내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2478만3000원으로 전년 같은 달(1492만2600원) 대비 66% 급등했다. 올해 전국서 서울(3.3㎡당 2914만원) 다음으로 분양가가 가장 높았고 서울·인천·경기를 모두 합친 수도권 평균 분양가(1927만원)보다도 3.3㎡당 600만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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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강남’으로 통하는 노형동, 연동에서는 최근 10억원을 훌쩍 넘긴 아파트 매매 거래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사진은 ‘연동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 단지. <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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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부동산 광풍 왜?

▷오르는 동네만 올라 ‘양극화 뚜렷’

전문가들은 제주 부동산 시장이 반등한 것을 두고 시장 유동성이 커진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표로 봤을 때 제주 부동산 시장은 저점을 지났다”고 봤다. 전반적으로 시장 유동성이 확대된 데다 제주는 서울·수도권 대비 규제가 덜한 만큼 투자 수요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실제 규제를 피해 온 외지인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은 맞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제주도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이 제주 아파트를 매입한 비율은 2017년 전체 거래량의 23.1%, 2018년 17.8%, 2019년 15.7%로 하락세였다가 지난해 19%로 반등했다. 이어 올해 1~5월에는 25.6%로 껑충 뛰었다.

제주 부동산이 저점을 찍고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데 한몫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조사한 올 6월 제주 지역 부동산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7.9로 5월 119보다 8.9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8년 12월 관련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로 1년 전과 비교하면 37.1포인트나 급등했다. 부동산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5 이상이면 상승 단계로 본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제주 집값이 마냥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된다고 쓴소리를 날린다. 제주 주택 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양극화 시장’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제주국제공항과 가깝고 아파트촌이 형성된 제주시 연동, 노형동 등과 서귀포시 서호동 정도의 일부 지역을 빼면 주택 가격이 이렇다 할 상승을 보인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끈 단지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도심지 일부 단지 얘기일 뿐 도내에는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미분양 물량도 제법 쌓여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제주 지역 미분양 물량은 1000가구로 전달보다 34가구 소폭 감소했다. ‘악성 재고’로 보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전달보다 29가구 줄어 818가구를 기록했다. 올 1월 들어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모양새지만 2017년 9월 이후 여전히 1000가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제주 미분양 물량이 122가구에 불과했던 5년 전(2016년 5월)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집값을 안정시키려 지자체가 속도 조절에 나선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제주도가 추진 중인 ‘제주특별법 8단계 제도 개선’은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와 주택 전매행위 제한 특례를 도지사 권한으로 돌리는 내용을 담았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것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그동안 유입되던 투자 수요가 어느 정도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최근 제주 부동산 상승세는 일부 인기 지역이나 특정 단지에 편중된 감이 있다. 외곽 지역은 수년째 침체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한때 개발 호재로 여겨지며 땅값을 끌어올린 ‘제주 신공항’ 추진도 더딘 만큼 단기 목적의 투자에는 유의해야 한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 총평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9호 (2021.07.28~2021.08.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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