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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상반기 경제 3.9%성장에도…델타변이發 불확실성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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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매출성장률 둔화…4차 대유행에 소비위축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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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7월 4단계 격상 전후 매출신장률 19.0%→8.1%
2분기 수출 감소, 수입은 늘어
설비투자 성장률도 급감

한국은행은 연 4% 성장 달성 가능 전망
추경효과 얼마나…최대 0.5%P 끌어올릴수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올 상반기 우리 경제가 3.9% 성장하며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인 건 민간소비 덕분이었다. 그동안 움츠렸던 소비가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와 함께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를 무조건 낙관할 수는 없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이달 초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며 겨우 살아나던 소비가 꺾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7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진 향후 전망경로에 부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4차 대유행에 따라 경로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와 수출은 이미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도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어 투자·수출의 고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겨우 살아난 민간소비 꺾이나
27일 한은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7%를 기록했다. 상반기 성장률은 3.9%로 지난 5월 한은이 전망한 상반기 성장전망치(3.7%)를 0.2%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박양수 국장은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0.7%씩 성장한다면 연 4.0%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4차 대유행으로 인한 3분기 이후 소비 급감이 변수다. 2분기 민간소비는 3.5% 성장하며 2009년 2분기(3.6%) 이후 12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는데, 이런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식·스포츠·문화업종 타격이 불가피하다.

보복소비 현상도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 전년동월 대비 매출신장률은 각각 21.0%, 17.6%에 달했고 7월 들어 4단계 격상 전(~11일)까지 매출신장률도 19.0%를 기록했다. 그러나 12일부터 25일까지 매출신장률은 8.1%에 그쳤다. 아직까진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하고는 있지만 성장세는 확 꺾인 모습이다.

온라인, 마트소비 등이 민간소비를 받치는 형국이다.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7월 카드승인금액은 온라인 소비가 받쳐주면서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 국장은 "4차 대유행에도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정도는 점차 좁혀지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 충격이 특정부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져도 미용실, 학원 등은 방역수칙을 지키며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 충격이 작년보다 크진 않다는 것이다.

순수출 기여도 마이너스폭 확대… 불안한 수출·투자
우리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출과 투자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은에 따르면 2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2.0%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수입이 2.8%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재화수출은 전기 대비 2.7%나 줄었다. 이에 따라 순수출 기여도는 -1.7%포인트로 전기(-0.3%포인트)대비 마이너스폭이 확대됐다. 설비투자 역시 불안하다. 1분기에 6.1%나 늘었던 설비투자는 2분기엔 0.6%로 성장률이 급감했다. 건설투자도 폭우, 철근가격 급등으로 인한 건설자재공급 차질, 정부 SOC투자 감소 등으로 2.5% 줄었다.

한은은 2분기 수출이 줄어든 이유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과 국내 대기업의 액정표시장치(LCD)사업 축소 등을 꼽았다. 6월부터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해소된 만큼 심각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서 미국 등의 경기가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있고, 해외 델타 변이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는 점은 수출에 마이너스 요소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금방 끝난다면 투자는 크게 영향이 없겠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도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델타 변이가 계속 확산해 지난해와 같은 봉쇄령이 내려지거나, 산업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수출도 다시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추경효과, 최대 0.5%포인트 달할수도
한은이 4% 성장을 낙관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추경이 있다. 정부는 올해 2차 추경을 통해 다음 달부터 34조9000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다. 앞서 14조9000억원 규모였던 1차 추경은 연간 성장률을 0.1~0.2%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1차 추경은 지난 6월10일까지 80%이상 집행됐고, 민간소비에도 반영됐다.

김소영 교수는 "추경 효과가 꽤 있을 것"이라며 "액수가 크다 보니 연간 0.3~0.5%포인트 가량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이 예고한 연내 기준금리 인상 영향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가계 빚이 1765조원으로 늘어나 있는 현재, 금리를 올렸을 때 이자부담 때문에 자칫 국민들이 소비나 투자를 줄일 수 있어서다. 다만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제 영향은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경우가 있어, 즉각 경제를 위축시키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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