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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두려움과 마주하는 용기…'나를 숙고하는 삶'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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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단테의 걸작 '신곡'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 인생길 반 고비에 올바른 길을 잃고서 난 어두운 숲에 처했었네."

살다 보면 어려운 고비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특히 단테의 지적처럼 중년은 삶의 변곡점이 되기 쉽다. 자신했던 건강도, 인간관계도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밥벌이는 고되고, 설사 운이 좋아 성공했다고 해도, 회의와 우울감이 찾아온다.

융 심리학 전문가인 제임스 홀리스는 그럴 때일수록 나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신간 에세이 '나를 숙고하는 삶'(마인드빌딩)에서다. 책은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저자는 상담자들과의 다양한 면담 사례, 도스토옙스키, 융, 니체, 러셀 등 여러 예술·철학자들의 작품을 인용하며 그가 탐험한 인생의 지혜를 전한다.

저자는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자신 안에 존재하는 '두려움'을 응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 안의 모든 문제는 "우리 스스로 만들었다"는 인식이 필요하고, 그걸 아는 게 "해방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지배당하거나 버림받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실존적 취약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삶이 흑과 백으로 양단할 수 없는 모호함 투성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저자는 성숙이란 "모호함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년에 이른다 해도 두려움과 직면할 수 있는 용기, 모호함이 삶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키우다 보면 우리는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안주하기보다는 성장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어리석은 열정에 몰두해야 중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오스트리아 소설가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옛 거장들'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인생의 후반기에는 잘못을 탐색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인간의 마음은 탐색하는 마음이어야 하다. 인간의 잘못을 탐색하는 마음, 실패를 탐색하는 마음이어야 한다. 인간의 마음은 인간의 잘못을 탐색할 때 비로소 인간의 마음이다."(335쪽)

노상미 옮김. 344쪽. 1만8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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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빌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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