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주스님 영결식 |
(김제=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불교 사회운동에 헌신하며 자비행을 실천했던 월주스님의 영결식이 26일 엄수됐다.
이날 전북 김제 금산사 처영문화기념관에서는 불교계 인사를 중심으로 내외빈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태공당 월주 대종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삼귀의례로 시작한 영결식에서는 현대사 한복판에서 사회운동을 펴며 깨달음을 구했던 고인의 행장과 생전 육성법문이 영상과 함께 소개됐다.
화면 속 월주스님은 생전 지구촌공생회를 통해 아프리카 등지에서 우물 개발사업을 폈던 일을 두고 "도와주는 기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비의 정신을 강조하는 스님의 법문은 고요한 식장 안으로 울려 퍼졌다.
월주스님 상좌(제자)이자 장의위원장인 원행스님은 영결사에서 "오늘 저는 저의 은사이자 한국 불교의 큰 스승이신 태공당 월주 대종사를 적요의 세계로 보내드려야 한다"며 "출가사문으로 생사와 별리의 경계는 마땅히 넘어서야 하겠지만, 스승을 보내드려야 하는 이 비통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고 애통해했다.
그는 "대종사는 이 시대의 진정한 보현보살이었다"며 "'나의 삶은 보살도와 보현행원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제자가 지켜본 대종사의 삶은 실제로 그러하셨다"고 돌아봤다.
원행스님은 영결사 말미에 눈물을 보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태공당 월주 대종사이시여, 속환사바(速還娑婆)하소서"라며 스승이 이 세계로 속히 돌아와 중생 제도에 나서줄 것을 염원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법어에서 "대종사께서는 산중불교만이 아닌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이 중생교화를 위해 몸소 사바세계에 뛰어들어 중생과 함께하며 동체대비의 보현행원을 시현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태공당 월주 대종사 각령 전에 법공양을 올리오니 잘 받아 간직하시어 억겁에 매하지 않고, 진리의 삼매락을 누리소서"라고 기원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거행된 영결식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여야 대선주자도 자리해 대종사의 극락왕생을 바랐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오우성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 등 이웃 종교 지도자들도 함께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영결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스님과 신도들은 무더위 속에도 식장 밖에서 대형 화면을 통해 추도 장면을 지켜봤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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