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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12년째 발목잡힌 레미콘 면허제한 '2년더'…뿔난 레미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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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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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운반차량(콘크리트 믹서트럭) 면허 신규등록이 2023년까지 동결되면서 제조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수도권 3기 신도시 공급 등 재건축·재개발 수요확대에 맞춰 12년 간 2만6000여대로 묶여있는 면허를 늘려달라고 촉구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레미콘 운수업자들은 차량 가동률이 줄어들고 있어 "현실을 반영한 당연한 결과"라고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26일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2019년에 이어 올해도 레미콘 운반차량 면허 등록이 제한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2일 건설기계 수급조절위원회 서면회의를 개최하고 레미콘 운반차량과 덤프·믹스트럭 등 건설기계 3종 신규등록을 제한하기로 했다. 레미콘 운반차량 면허는 건설기계 공급과잉과 노동자 보호 등을 위해 2년 마다 수립되는 건설기계 수급계획에 따라 2009년 이후 12년째 그대로다.

레미콘 제조업계는 이번 수급조절위원회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신청을 검토하고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문제를 지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레미콘 운반차량이 최소 3000대 가량 부족하다는 제조 업계의 요구는 전혀 방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미콘 운수업자들의 무분별한 단체행동을 제한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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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시장은 크게 제조사와 운반업자로 나뉘어 있는데, 일방적인 입장만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레미콘 제조사들로 구성된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한국레미콘공업협회는 출하량(2019년 12월 기준, 1억4710만㎡) 대비 부족한 운반차량은 3100여 대라고 분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레미콘 운반차량 면허는 올해 3월 기준 2만6106대다.

레미콘 제조업계 관계자는 "현장을 살펴보지 않은 탁상행정이다. 실제 건설 현장에선 레미콘을 제조하고도 운반 차량이 없어서 공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운수업자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카르텔(독점)에 휘둘리고 있다. 앞으로 건설현장에서 레미콘 공급대란이 벌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정부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미콘 제조업체들은 운반비용 상승과 2016년 8·5제(오전 8시~오후 5시 근무) 도입 등으로 비용부담이 늘고 효율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2009년 레미콘 가격은 루베(1㎥)당 5만6200원에서 지난해 10월 6만2100원으로 10.5% 인상됐으나 운반비(회전당)는 이 기간 68.6%(3만313원→5만1121원) 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레미콘 제조업체 300개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1.3%가 운반차량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반면 개인사업자인 레미콘 운수업자들은 차량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면허제한이 합리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레미콘 운수업자는 제조업체에서 건설현장까지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김진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계열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이하 전레연) 회장은 "현장에선 오히려 면허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있다"며 "당연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레미콘 운수업계는 현행 수급조절보다 강력한 총량제 도입을 주장했었다. 레미콘 제조업체가 운반차량을 매입해 운영하는 소위 자가용까지 전체 차량댓수를 제한해야한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전체 차량 가동률이 60% 밖에 안된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오히려 일거리가 없어서 차량을 줄여야 한다는 논의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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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레미콘운송노조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레미콘믹서트럭 수급 조절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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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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