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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尹 합류는 해당행위"→5시간만에 봉합됐지만…이준석 리더십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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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 이준석 지침 깨고 尹 '국민캠프' 합류

윤석열 입당 기정사실화로 내홍 일시 봉합…입당 시기가 관건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2021.7.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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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도전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류에도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당 밖 주자인 윤 전 총장 캠프에 공식 합류하자 당 일각에서는 이를 '해당행위'라고 비판하는 등 내부 갈등은 극에 달했다. 윤 전 총장이 25일 이 대표와 회동 직후 입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당 내부 갈등은 다소 사그라들 것으로 보이지만, 윤 전 총장이 전격 입당하기 전까지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둘러싼 내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 인사들의 윤 전 총장의 캠프 합류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전날(25일)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름을 '국민캠프'로 짓고 캠프에 새로 합류한 인사 명단을 발표했다. 현직 원외 당협위원장인 박민식 전 의원·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함경우 전 조직부총장·이학재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에서는 긴장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 대표가 지난 19일 "우리 당의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을 포함한 당원들은 자유롭게 당내 대선주자의 선거 캠프에서 직책과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며 당 외부 주자 캠프 합류를 경계했기 때문이다. 이날 저녁에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공식석상 첫 회동이 예정돼 있었다.

김병민 국민캠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한 질문에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며 "정권교체로 가는 길에 다함께 손 잡는 것은 국민의힘에 계신 분들도 크게 이견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통을 충분히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은 이날 기자회견 직전 혹은 수일 전 이 대표 측에 국민캠프 합류사실을 미리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일방적인 통보였다는 게 복수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 밖 주자를 돕는다는 것은 해당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다른 관계자도 "당내 윤리위원회 소집에 제명 얘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며 "이건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 당이 쪼개질 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대안이 '윤 전 총장의 조속한 입당'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 전 총장이 일찍 들어오기만 한다면 국민캠프에 참여한 국민의힘 인사들이 오히려 입당을 앞당기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가능하고, 이는 국민의힘 측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2021.7.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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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이 대안은 5시간 만에 가시화했다.

25일 '치맥 회동'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생맥주를 들이켠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은 100여분간의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며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늘의 사자성어는 대동소이"라며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은 제거했다. 윤 전 총장과 같은 방향을 걷는다고 확인한 순간부터 고민해야 할 세 글자는 '시너지'다"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현장에서는 국민캠프에 합류한 인사들과 그렇지 않은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제가 더 잘하겠다", "소통하자"고 덕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실상 윤 전 총장이 일찍이 들어오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비공개 치맥 회동 중 양측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좋은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일이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일시적으로 봉합했을 뿐, 이 대표의 리더십에 작지 않은 생채기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거리를 두며 당내 주자들 챙기기에 힘써온 이 대표의 노력을 다수 인사들이 집단으로 걷어찬 모양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도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윤 전 총장과의 치맥 회동도) 전직 의원들이 사고 치고 젊은 대표가 수습하는 것 아니었는가"라며 "당 대표로서 자기 역할을 할 뿐인데 어른들이 너무 안 도와준다"고 비판했다.

국민캠프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인사는 다수이며 조만간 이들도 전격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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