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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금리 인상 임박…소비자들, 이자 고정 ‘금리상한 특약대출’ 주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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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억 주담대, 금리 2%P 뛰어도 특약 가입 땐 연간 144만원 아껴
일각 “한은 단기간 급격히 금리 못 올려…자칫 손해만 볼 수도”



경향신문

기준금리 인상이 가까워오면서 이자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한 지난 1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에 고객이 방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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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대출로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한 30대 항공승무원 김모씨 부부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각종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자금을 마련했지만, 최근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매달 갚아야 하는 이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19로 회사 사정이 더 안 좋아져서 언제 무급휴직에 들어갈지 모르는데 남편 월급만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 “변동금리 상품에 가입했는데 아예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나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기존에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거나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미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지난 1년 새 1%포인트 가까이 오른 데다 앞으로 기준금리까지 인상될 경우 대출금리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거나 대출한도를 늘리려면 어떤 금융상품을 이용하면 될까. 전문가들은 금리 추이를 면밀히 살피면서 이자비용 감소 효과와 대출유지 기간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상품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평소에 좀 더 내고, 오를 때 안전하게

이자를 예상 가능한 한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지난 15일부터 시중은행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금리상한 특약대출 상품을 고려할 만하다. 이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는 특약에 따라 연 0.1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 내는 대신 약정기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더라도 정해진 금리만 부담하면 된다. 평소에 이자를 좀 더 내는 대신 금리가 급격히 오를 경우 상한선 이상의 금리를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다.

주담대 2억원을 30년 변동금리(현재 연 2.5%)로 대출받는 경우, 금리상한 특약에 가입하면 금리가 1년 새 가입 시점보다 2%포인트 뛰더라도 연 4.5%가 아니라 3.4%포인트 금리를 적용받는다. 연 2.5%에 가산금리 0.15%포인트와 특약에 따른 연간 금리상승폭 0.75%포인트만 더해지기 때문이다. 월 상환액으로 계산하면 매달 88만4000원만 갚으면 된다. 가입하지 않았을 경우(100만6000원)에 비해 매월 12만원 이상, 연간으로 따지면 약 144만원의 이자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된 금리상한 특약은 2년 만에 재출시됐다. 5년간 금리상승폭 제한은 2%포인트로 기존과 동일하지만, 연간 금리상한은 종전 1%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낮췄다. 부부 합산 소득, 보유 주택 수 등 가입 자격 제한 요건도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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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금리 대출도 고려할 만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대비해 신규 대출은 고정금리로 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시중은행들이 변동금리 주담대에 대해서는 우대금리를 내리는 등 사실상 금리를 올리고 있는 반면, 고정금리 대출규제는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금융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고정금리 주담대에 중단했던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상품 판매를 허용했다. MCI와 MCG란 주담대 가입과 동시에 차주가 가입할 수 있는 임차인 소액임차보증금 지급 보증보험이다. 가입할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에 해당되는 금액을 전부 대출받지만, 가입하지 않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액수만큼 대출액이 줄어든다.

은행들도 앞으로 금리상승기에 대출 부실 위험을 대비해야 하는 만큼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규제를 더욱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고정금리가 비싸 보일 수 있지만 미국에서 금리를 올리고, 코로나19 상황이 정리된 이후에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결국에는 고정금리가 가장 적은 비용을 치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금리 인상 얼마나, 일단 ‘눈치’

소비자들은 당장 금리상한 특약이나 고정금리 상품에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 ‘눈치’를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상한 특약 상품을 예로 들며 “이득을 보려면 적어도 한은이 0.25%포인트씩 1년에 세 차례는 인상해야 하는데 단기간에 그런 급격한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칫 가산금리만 더 내는 꼴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리상한 특약 가능기간이 대출 잔여기간 5년 이내로 길지 않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출 잔여기간이 5년 이상인 차주의 경우 5년까지만 금리상한 특약이 가능하고, 해당기간 가산금리는 연 0.2%포인트로 책정된다.

특히 5년 이내 중도상환이 가능하거나 단기간 대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변동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최근 대부분 은행들은 변동금리 대출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대출한도만 유지할 수 있다면 현재로선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한 뒤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변동금리 주담대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기준금리보다는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라도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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