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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림픽 개막식 '타이완' 언급 한마디에 급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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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일본 공영방송인 NHK 앵커가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를 하던 중 올림픽에서 대만을 칭하는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 대신 '대만'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관영매체가 비난에 나서는 등 중국이 반발했다.

25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대만 선수단은 104번째 순서로 입장했다. 당시 장내에서는 영어로 'Chinese Taipei'로 음성 안내가 됐으며 NHK의 방송 화면에서도 같은 이름의 영어 자막이 달렸다.

그런데 NHK 앵커는 일본어로 중계하면서 '타이완'(たいわん·대만)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중국 인터넷에서는 NHK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급기야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25일 사설로 NHK의 '타이완 언급'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며 "올림픽은 성스러운 무대로 모든 더러운 속임수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49년 국공내전이 끝난 이후 중국은 대만 섬을 통치한 적이 없지만, 어떤 희생을 치러서도 꼭 되찾아야 할 '미수복 영토'로 간주한다.

NHK 앵커의 '타이완' 언급 배경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측에서는 일본이 의도적으로 대만을 편든 것이라는 의심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이번 개막식 입장 순서는 일본어 발음 순서대로 정해졌는데 대만 선수단은 타지키스탄 선수단 바로 앞에 들어왔다. SCMP는 "(입장) 순서가 타이완 이름을 기준으로 정해진 것인지, 타이베이 이름을 기준으로 정해진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반면 이름이 제대로 불렸다고 여기는 대만은 NHK의 '타이완' 언급에 반색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NHK의 개막식 중계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또 얼마나 큰 도전이 있다 해도 스포츠의 힘, 올림픽의 가치를 흔들 수는 없다"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주최국에 일본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대만은 1981년 이후 올림픽 등 국제스포츠대회에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하고 있다. 또한 대만은 이 이름으로 세계무역기구(WTO) 등 각종 국제기구에 참여하고 있다.

대만이 국호인 '중화민국'이나 '타이완'이라는 이름으로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운 중국의 반대 때문이다. 대만 내에서는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굴욕적인 호칭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결국 부결되기는 했지만 도쿄올림픽에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으로 나가자는 '이름 바로잡기' 국민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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