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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금융이슈리포트] 'CBDC'…비트코인과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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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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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증가한 가운데 각국의 중앙은행도 바뀐 지급결제 환경에 맞춰 디지털화폐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위한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자에 카카오 계열사인 그라운드X를 선정하면서 CBDC 사업의 첫 단계에 나섰다.

각국 금융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 속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CBDC의 출현 속에서 공존할 수 있을 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가 발행하는 디지털화폐 CBDC

CBDC는 중앙은행을 뜻하는 '센트럴 뱅크(Central Bank)'와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를 합친 용어다. 비트코인과 같이 가상화폐(가상자산)가 민간에서 주도했다면, CBDC는 중앙은행이 실물 지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만드는 전자화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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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는 일반적인 실물 지폐와는 달리 실물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 기존 법정화폐와 동등한 지위를 갖게된다. 반면 민간 가상화폐는 탈중앙화된 탓에 발행량 조절이 불가능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치가 크게 움직인다.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화폐와 일대일 가치를 지니는 스테이블 코인이 나오기도 했지만 명확한 관리·감독 기관이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금융당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들이 충분한 준비금을 보유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집중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CBDC를 발행하고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 5월 한은이 발표한 '해외 중앙은행 CBDC 추진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노르웨이 ▲동카리브 ▲스웨덴 ▲스위스 ▲싱가포르 ▲영국 ▲일본 ▲중국 ▲캐나다 ▲태국 ▲프랑스 ▲홍콩 ▲유럽중앙은행(ECB) 등 14개 중앙은행이 CBDC 타당성 검토를 위해 IT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도 이달 들어 CBDC 도입을 시사한 바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미국 하원에 출석해 "연준은 디지털 연구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거쳐 오는 9월 초 CBDC 연구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며 "(서두르기보다)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CBDC가 생기면 비트코인은?

각 국이 CBDC 도입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중앙은행의 화폐 통제권이 위협받기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가상화폐가 일상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에서 기존 화폐 가치와 연동하는 스테이블 코인까지 등장해 기존 통화 시스템이 위협 받고 있어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실제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스테이블 코인인 리브라 계획을 밝히자 각국 정부에서 개발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계획은 무산됐지만, 유사한 스테이블 코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CBDC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아직까지는 CBDC의 출현이 가상화폐의 소멸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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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가 발행될 경우 가상화폐의 쓸모가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디지털화폐가 생긴다면 스테이블코인도, 가상화폐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없는 점을 언급하며 "만약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결제 수단이 된다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가상화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화폐 기능뿐 아니라 가치 저장 수단이 부각된 만큼 CBDC와 공존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CBDC의 도입은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기존 가상화폐들과의 공존이 가능할 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비트코인이 최근에는 거래수단보다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CBDC와의 공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시점만을 놓고 본다면 비트코인 투자 이유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투자되면서 '디지털 금'으로 투자되고 있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금은 화폐보다 먼저 내재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실물이며, 여기에 국가들의 공인을 받는 과정에서 달러와 연동돼 지속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아왔다"며 "비트코인은 내재된 가치가 없다는 점, 가치를 보장하는 기관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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