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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좀 그만 뛰게 하세요” “우리집 아니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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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사례 <7>소음 발생원을 찾아라

동아일보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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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좀 그만 뛰게 하세요”
“우리 집 애들은 그 시간에 안 뛴다니까요”
“분명히 위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거짓말 하지 마세요”


층간 소음 갈등에서 아래위집끼리 흔히 오고 가는 말싸움입니다.

윗집 소음이 분명하다는 말이 반드시 사실인 것은 아닙니다.

분쟁소음 통계를 보면 층간소음의 발생원이 바로 윗집인 경우가 65%정도입니다. 즉 갈등을 일으키는 소음원 3곳 중 1곳은 윗집의 옆집, 또는 윗집의 윗집, 또는 옆 집 등이라는 말입니다.

그레서 층간소음을 겪고 있다면 먼저 그 소음원의 출처를 분명하게 확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 해결 접근을 해야합니다. 진단이 엉텅리라면 해법이 효과가 있을 리가 없습니다.

실제 바로 윗집이 내는 소음이 아닌데 아랫집에서 자꾸 항의를 하면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상황이 오는 셈입니다. 오해가 불신을 일으키고, 불신이 분노를 키워 상황을 극단으로 몰고 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일이 자주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의 구조 때문입니다. 대부분이 내력벽(耐力壁)구조인데 심하게는 소음이 상하 3개 층까지 전달됩니다.

또 한 층에 2가구가 산다면 같은 슬라브 아래에서 사는 게 됩니다. 대각선 윗집의 소음이 대각선 아랫집에 전달되는 경우는 흔한 일입니다.

이와 함께 벽간 소음도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특히 복도식 아파트는 심하게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있었던 민원 내용입니다. 일부 내용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앞으로도 층간 소음과 관련해 독자 여러분의 경험과 원만한 해법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벨이 울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얼마 전 아내는 유산까지 했습니다. 윗집 사람들이 내는 발망치 소리 때문에 힘듭니다. 그런데 아랫집까지 저렇게 수시로 항의를 하니 윗집, 아랫집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몇 년 전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 8층 주민인 30대 직장인 여성 A씨 남편의 하소연입니다. 이 집은 6년째 아래층인 7층과 층간소음 갈등을 벌여왔습니다.

불평 불만이 하늘을 찌르기는 아래층인 7층의 직장인 여성 C씨도 마찬가지입니다. C 씨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저녁 8시 정도. 집에 오면 좀 쉬어야 하는데, 위층의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에 신경이 쓰여 편히 쉴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밤 10시 이후에 뛰어다니는 소리에 일찍 잠을 못 자니 수면 부족에 면역력은 더 떨어졌습니다. 이 병 저 병 잔뜩 쌓여 한 주먹씩 병원 처방약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C씨의 더 심한 스트레스는 위층인 8층이 자신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오리발을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7층의 잦은 신고와 민원 제기, 그리고 위층인 8층의 불인정으로 아파트 관리소에서도 더 이상의 중재는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또 다른 사례입니다. 2020년 서울 강동구 아파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대각선 소음입니다.

15층 주민은 바로 윗집의 아이들이 아침과 저녁에 일으키는 뛰는 소음과 걷는 소음으로 2년 넘게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15층은 16층 바로 윗집에 항의도 하고, 자제 요청도 했습니다.

그런데 윗집은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하나 있는데 지금은 전혀 뛰지 않고 걷는 것도 발 앞꿈치로 걷고 있다”며 억울해 했습니다.

위층이 거짓말을 한다고 아래층이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에는 아파트 사무실이든 다른 이웃이든 제3자가 “사이좋게 해결하라” “조금씩 참고 양보하라”는 말로만으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지 혹은 아닌 지 분명히 그리고 객관적으로 밝혀야합니다. 그래야 양해할 것은 양해하고, 고칠 것은 고칠 수 있습니다. 최후에는 법적 소송으로 갈 수도 있는 데 객관적 자료로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7층 C씨의 집에서 9시경에 분명히 쿵쿵거리는 발망치 소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위층인 8층에는 거실과 안방, 작은 방, 부엌까지 모든 장소에 두께가 5cm나 되는 두꺼운 매트를 깔아 놓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위층에서는 아래층 사람이 너무 예민하고 항의가 거세서, 매트를 큰돈을 들여 설치했고 애들도 밤 9시 전에 재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8층에서도 윗집의 발망치 소리와 쿵쾅쿵쾅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는 점입니다. 7층에서 제기하는 소음의 발생원이 8층이 아닌 9층일 가능성이 확인된 것입니다.

그러나 말로는 부족합니다. 아래층 주민이 직접 귀로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는 8층집 아이들은 깨워 모두 7층 집 현관 앞에 조용히 서 있도록 하고, 7층 주민에게 소리가 들리면 전화하도록 했습니다.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7층의 C 씨가 “매일 집에서 듣는 소음”이라며 강하게 짜증 섞인 말을 했고, 세 번 같은 똑 같은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C씨가 8층 아이들이 뛰는 소리라는 확신에 차 전화기를 들고, 현관 문을 연 순간 8층 아이들이 말없이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소음원이 8층이 아니었다는 것이 중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진짜 소음원 9층 거주자에 대한 조처입니다. 7층, 8층은 공동으로 대처했습니다. 다행히도 9층 거주자들은 자신의 집에서 발생하는 아이들 소음을 같이 들어보았고, 그 심각성을 인지했습니다. 이후 매트를 깔고, 저녁에는 조심을 시켜 소음 줄였습니다.

대각선 소음 역시 현장 확인을 통해 오해가 풀렸습니다.

16층 바로 윗집을 비우고 현장 실험을 했습니다. 확인 결과 16층의 대각선 집 아이들 2명이 뛰는 소음이었습니다.

15층 주민도 대각선 소리가 들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고 소음에 대한 오해가 풀렸습니다. 대각선층에 함께 상황을 설명하고 피해가 심한 시간대에 주의를 요청했습니다.
*전문가의 Tip통상적으로 바로 윗층에서 발생되는 충격음인지 아니면 윗층의 윗층에서 발생되는 소음인지를 구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벽에 손을 밀착시켜보면 됩니다.

바로 윗층이 소음원일 경우에는 진동이 강하게 전달되고, 윗층의 윗층일 경우에는 벽에 진동이 전달되기 보다는 소음만 전달되기 때문에 벽에 진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례 분석 및 도움말=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현 중앙 공통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 위원. 서울시 층간소음갈등해결지원단 위원. 저서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된다’ ‘층간소음 예방 문화 프로젝트’ 등)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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