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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딸에 '도시락 쪽지' 690장…보도뒤 이 아빠에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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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매일 딸에게 쪽지 쓴 美 아빠

중앙일보 인스타에 직접 '깜짝 댓글'

네티즌들 "위대한 아빠" 응원 이어져

본지 e메일 인터뷰에 "딸은 내 미니미"

부모들에 "말보다 두 배로 들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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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옌들(왼쪽)과 그의 딸 애디슨. 크리스는 딸에게 그랬듯 중앙일보 독자들에게도 쪽지를 보내왔다. 그는 '오늘의 하늘이 아무리 어두워도, 내일의 하늘엔 태양이 뜬다'고 썼다. [크리스 옌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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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말은 못하지만, '고맙습니다!!(THANK YOU!!)'"

학교에서 외톨이로 지내는 딸을 위해 4년간 매일 총 690장의 '도시락 쪽지'를 쓴 미국의 크리스 옌들. 이 기사를 게재한 중앙일보 인스타그램에 22일 이런 '깜짝 댓글'이 달렸다. 댓글 작성자는 크리스 본인이었다. 한국 네티즌들은 "아빠가 직접 댓글을 달았다!" "당신은 우리에게 영감을 준 위대한 아빠" "진정한 챔피언" 등 수십개의 대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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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는 중앙일보 인스타에 올라온 자신에 관한 게시물에 직접 '저는 한국말은 못하지만, '고맙습니다!!(THANK YOU!!)'란 댓글을 남겼다.[중앙일보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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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는 기자가 e메일 인터뷰를 청하자 기꺼이 응했다. "딸과의 소통 방법으로 왜 '쪽지'를 택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딸은 나의 '미니미'다. '도시락 쪽지'가 나를 닮아 내성적인 애디슨과 저의 연결 고리가 되어 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사는 그와 딸 애디슨의 이야기는 21일 본지 보도를 통해 국내에 알려졌다. 크리스는 2017년부터 매일 손으로 적은 쪽지를 딸의 도시락 가방에 넣고 있다. 전학 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딸에게 용기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크리스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힘들게 깨달은 것들과 감동받은 격언을 적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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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디슨과 아빠가 써준 쪽지. '너는 다이아몬드야. 아무도 너를 부술 수 없어'라고 적혀 있다. [크리스 인스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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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사람은 좀처럼 쉬운 과거를 갖는 법이 없지." "아름다운 실수를 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결과를 가질 수 없단다." "목표나 꿈이 있다면, 우표처럼 되어라. 그 꿈에 도착할 때까지 꼭 붙어 있어." "약한자는 복수를 하고, 강한자는 용서를 한다. 그리고 현명한 사람은 신경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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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쓴 크리스의 쪽지.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같은 끓은 물이라고 해도, 감자는 더 부드럽게 만들고, 계란은 단단하게 만든다. 너의 주변 환경이 너를 규정하게 두지마라.', '네가 통제할 수 없는 걸 걱정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마.', '누군가 더러운 발로 네 마음속을 돌아다니지 못하게 해.' '혀는 뼈가 없지만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할 정도로 강하다'라고 적혀 있다. [크리스 인스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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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선배'이자 아빠가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에 한국 네티즌들은 "아빠가 명언 제조기" "당신은 수퍼맨" "눈물나고 뭉클하다" "당신의 쪽지는 힘든 시기를 겪는 누군가의 인생을 바꾼다" 등의 응원을 보냈다.

크리스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갑자기 300명 넘게 늘어 깜짝 놀라 보니 한국 분들이었다"며 "한국 기사를 구글 번역기로 돌려본 뒤 기사 내용과 한국 분들의 진심어린 댓글들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중앙일보 인스타 게시물엔 '좋아요' 6800여 개, 댓글 100여 개가 달렸다. 크리스가 자신의 인스타에 관련 중앙일보 게시물을 올리자 "정말 좋은 아버지이신 것 같다"는 한국어 댓글이 달리기도 했고, "중앙일보에서 당신의 기사를 봤다"며 인사를 건넨 네티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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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디슨은 자신의 방 문에 아빠가 써준 쪽지를 붙여 놓는 등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 인스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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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애디슨은 아빠가 써준 쪽지를 자신의 방 문에 가득 붙여 놓는 등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는 "도시락 쪽지를 시작한 뒤 딸과 대화가 활발해지는 첫 번째 변화가 찾아왔었다"며 "시간이 갈수록 딸과 더욱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아빠의 바람처럼 애디슨은 자신감있고 밝게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는 쪽지가 자신에게도 "'오늘도 잘 이겨낼 수 있다'란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쪽지를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자신의 인스타에도 올리고도 있다. 한 한국 네티즌은 그의 인스타에 "당신의 쪽지를 복사해 나의 세 자녀에게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녀의 이 사연을 알게 된 애디슨의 학교 교장 권유로 쪽지를 엮어『럭키 이너프(Lucky Enough)』 란 제목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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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는 중앙일보 독자들에게 '오늘의 하늘이 아무리 어두워도, 내일의 하늘엔 태양이 뜬다'는 쪽지를 전했다. [크리스 옌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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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생활이 힘든 자녀를 둔 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국경을 초월해 부모는 아이에게 말하는 것보다 두 배 더 많이 들어줘야 하는 것 같아요. 딸에게 '그것이 우리의 귀가 두 개고 입이 하나인 이유'라고 말해줬어요. 아이들은 부모가 언제라도 곁에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들을 지지해준다는 걸 느끼길 원한답니다."

코로나19로 지친 많은 이들에게 '위로 쪽지'를 요청하자 그는 "오늘의 하늘이 아무리 어두워도, 내일의 하늘엔 태양이 뜬다"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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