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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지중해 상공 수상한 중국산 드론···알고보니 대마초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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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모로코 오간 마약 드론

시속 170㎞로 7시간 비행 가능

"이렇게 큰 드론 적발은 처음"

150㎏ 적재, 수직 이·착륙까지

중앙일보

스페인 경찰이 남부 말라가주 안달루시아에서 압수한 중국산 대형 드론. [스페인 내무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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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을 열어 은밀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첨단기술이 동원됐다. 영화 속 정보기관의 첩보전 이야기가 아니다. 쾌속선이나 반(半)잠수정을 이용해 바닷길로 마약을 운반하던 마약조직이 이번에는 중국산 대형 드론을 활용했다.

15일(현지시간) 스페인 현지 언론 엘파이스는 스페인 경찰이 남부 말라가 주(州)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마약 운반에 사용된 대형 드론을 적발했다고 전했다.

마약조직이 사용하던 창고에 숨겨져 있던 드론은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최대 시속 170㎞로 7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하고 용이한 운반을 위해 해체와 조립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해당 드론은 다섯 개의 엔진을 장착했는데, 이 중 네 개의 전기식 엔진으로 수직 이·착륙까지 가능한 나름 최신형 드론이다. 나머지 한 개의 내연기관 엔진은 동체를 수평 방향으로 추진하는 데 사용된다. 날개 길이는 약 4.5m이며, 화물을 150㎏까지 적재할 수 있다.

스페인 경찰청 항공지원부 관계자는 "이렇게 큰 드론이 마약 운반에 사용된 것은 처음 본다"며 "스페인에서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크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경찰기구(유로폴·Europol)에 따르면 스페인과 모로코 사이 지중해는 거리가 가까워(약 20~170㎞) 마약 밀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다. 드론이 발견된 창고에서는 4명의 조직원이 검거됐으며, 대마초 30㎏, 해시시(hashish·대마를 농축한 마약) 55㎏ 등 마약류 총 85㎏이 발견됐다.

경찰은 마약조직이 드론을 활용해 모로코에서 스페인 남부 해안 지역으로 마약을 운반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같이 정확한 지점을 중계하는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스페인 남부 대부분의 지역으로 마약 운반이 가능하다.

마약 운반은 갈수록 첨단화·지능화되고 있다.

스페인 경찰은 지난 2019년 마약을 싣고 남미에서 출발해 스페인으로 향하던 잠수함을 나포했다. 지난 3월에는 유로폴과 스페인 남부에서 제작 중이던 나르고 잠수함을 적발하기도 했다. 나르코 잠수함은 소형 선박을 개조해 만든 프로펠러 방식의 반잠수정으로 인신매매나 마약 밀매 등에 자주 사용돼 '마약 잠수함'으로도 불린다.

말라가 경찰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기술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하지만, 결국 범죄자의 손에도 넘어가게 된다"며 "변화에 발맞춰 우리도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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