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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이낙연 지지자, 이재명 제2의 ‘형수 욕설파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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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에게 욕하며 항의하는 내용

이재명측 “완전히 선 넘었다” 반발

“이낙연, 노무현 탄핵에 참여” 공격

이낙연측은 “반대표 던졌다” 반박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1일 대선 후보 경선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흐르며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선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선두권을 형성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공방전은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양측 모두 “상대가 선을 넘었다”며 이제 물러설 수 없다고 했다.

양측의 이날 공방은 이 전 대표 지지자 A씨가 자기 유튜브 채널에 ‘이재명 욕설 파일’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56초 분량의 이 녹음 파일에는 이 지사가 지난 2012년 7월 성남시장 재직 시 자신의 형수와 설전을 벌이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음 파일은 과거 이 지사가 선거를 치를 때마다 논란이 됐던 2012년 6월 형수와의 통화 녹음과는 다른 것이다. 이날 공개된 파일에는 이 지사가 형수에게 욕설을 하면서 “이것도 공개해라. 녹음해 가지고 칼로 쑤시니까 좋더냐?”라며 기존 녹음 파일을 공개한 것에 항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지사 측은 녹음 파일 공개 배후에 이 전 대표 측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이 전 대표 지지자가 완전히 선을 넘은 것”이라고 했다. 녹음 파일이 공개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A씨가 친이낙연 성향이고, 이낙연 캠프 인사들이 여기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등 이 전 대표 측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것이다. A씨 유튜브에는 최근 이낙연 캠프 좌장 격인 설훈 의원,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 정책본부장 정태호 의원 등이 잇달아 출연했다. 이 지사 측은 “이번 파일도 이미 지난 지방선거 때 다 돌았고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양측의 공방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문제로 이어졌다.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가세한 옛 민주당에 몸담은 이력을 문제 삼았다. 이재명 캠프 상황실장 김영진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낙연 후보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 대변인이었는데 그 후 탄핵 과정에 참여했다”며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분명한 입장이 없다. 구렁이 담 넘듯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지키겠느냐”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주장하는 ‘민주당 적통론’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낙연 후보는 노무현 탄핵 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당시 광주·전남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탄핵할 수 없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도 방송 인터뷰에서 “(노무현 탄핵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가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낙연 캠프 오영훈 대변인은 이 전 대표가 전남지사 시절 전남·경북 국회의원들이 모인 포럼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은 참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했던 발언을 인용해 “영·호남 상생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캠프에 엄중하게 경고한다. 견강부회식 주장은 결국 화를 자초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재명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인용구가 강조되다보니 ‘찬양했다’는 확신이 더 확고해진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시고 조금 더 침착하게 설명해주셔야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선이 과열되는 것과 관련,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라디오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네거티브에 대한 통제 기준을 정해서 발표하고, 각 후보가 다 모여 한번 신사협정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경선 후보 캠프 간 네거티브와 상호 비방을 자제할 것을 결의하는 협약식을 추진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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