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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오병상의 코멘터리] 드루킹 공모 김경수 유죄..문재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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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정통성 흔드는 최종판결..문재인 정권의 최대 오점

내년 대선 여론조작 막아야..대책 급한데 정부 신뢰 잃어

중앙일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도청 입구에서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2021.7.21.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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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루킹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대법원에서 ‘징역2년’유죄선고를 받았습니다. 이번 판결은 문재인 정권 최대 오점으로 남을 겁니다. 김경수는 문재인의 최측근이고, 2017년 문재인이 당선된 대선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으로..문재인의 대선 승리에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정권의 정통성이 흔들리는 심각한 정치적 타격입니다.

2. 드루킹 사건의 발생에서 김경수의 확정판결까지 과정을 보면..좀 불길합니다.

댓글조작은 완전범죄로 끝날뻔 했습니다. 사건이 외부로 드러난 것은 공모자인 드루킹(본명 김동원)과 김경수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입니다. 드루킹은 대선승리에 기여한 댓가로 일찌감치‘자리’를 요구했습니다. 드루킹은 2018년초 구체적으로‘오사카총영사 자리를 우리쪽에 달라’고 요구했고, 김경수는 이를 청와대에 전달했는데, 청와대가 거부했습니다.

3. 드루킹은 이무렵부터 ‘김경수를 혼내겠다’며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댓글공격을 합니다. 반정부 댓글이 급증하자 먼저 경고한 사람이 김어준이고, 경찰에 고발한 사람이 추미애 (당시 민주당대표)였습니다.

드루킹이 경찰에 잡혀가자 기다렸다는듯 다 털어놓습니다. 이어 특검이 출범하자 그간의 활동을 총정리한 자료를 통째로 넘깁니다. 김경수와 텔레그램에서 비밀대화한 기록까지..

4. 와중에 주목되는 건..2018년 5월 21일 댓글조작 특검이 출범하자 네이버 댓글이 36.5%나 감소했답니다. 드루킹 특검이 출범하자 ‘제발 저린 댓글부대’가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입니다.

댓글조작은 사실 디지털시대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광우병파동에 놀란 이명박 정권입니다. 그 결정판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돕기위한 국가정보원의 댓글공작입니다.

5. 국정원 댓글조작사건은 조사결과 국군사이버사령부와 기무사령부, 그리고 경찰청까지 가담한 ‘범정부 조직범죄’였습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초기에 이 사건을 담당한 수사팀장이 윤석열 검사였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수혜자인 박근혜는 수사에 소극적이었고, 윤석열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외압을 폭로하고 바로 좌천됐습니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돌아온 윤석열이 다시 파헤쳤습니다. 국정원 적폐TF까지 나서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6. 이상으로 짐작되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드루킹과 같은 댓글조작은 지금도 어디선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최근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라이벌 이재명 경기도지사측이 ‘이재명SNS봉사팀’이란 조직을 만들어 자신을 비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낙연은 ‘경기도 교통연수원 사무처장 진씨’를 책임자로 지목했습니다. 이재명은 ‘전혀 모르는 사이’라며 부인했습니다.

7. 둘째, 드루킹 사건도 댓글조작의 수혜자인 문재인 정권에선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명박 정권의 ‘범정부 조직범죄’와는 차원이 다르지만..정권이 바뀌고 다시 수사하게되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권재창출에 성공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암튼 다 드러나진 않은 듯합니다.

8. 그래서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특히 내년 3월 대선이 걱정됩니다.

이전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방식으로 디지털 여론조작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이버범죄의 특성상 발각될 가능성은 낮은 반면, 대선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너무나 크고 명확합니다. 더욱이 대선 판이 벌어지면 정치인들은‘권력쟁취’에 눈 멀기 마련입니다.

9. 설상가상 최근 걱정이 추가됐습니다. 북한이나 중국 등 외부의 정치개입 가능성입니다.

최근 우리 정부와 기업 통신망을 휘젓고 다니는 북한 사이버전사의 실력이라면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의 ‘중국 레이더 철수’주장에 실시간으로 반박하는 중국의 태도 역시 공격적입니다.

10. 기우가 아닙니다. 현실입니다.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한 해킹사건이 2016년에 벌어졌습니다. 미국의 추적으로 전모가 거의 다 드러났습니다. 민주당과 힐러리 후보를 해킹하고 그들의 메일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트럼프 당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11. 정파를 초월한 ‘사이버 정치개입 방지팀’같은 대응장치가 필요합니다. 차기 정권의 정통성을 위해서라도.

선거관리위원회와 국정원 국방부 경찰 등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당장 문재인은 자격이 없고, 선관위마저 신뢰를 얻지못하고 있느니..기대는 접어야할까요?

〈칼럼니스트〉

2021.07.2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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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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