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차관협의 4년만에 개최…韓 미일과는 '온도차'
전문가 "미중 전략적 모호성 유지 불가…외교정책 변화 필요"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21일 오전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를 가졌다. 사진은 협의 이후 공동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외교부제공)© 뉴스1©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박재우 기자 =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가 약 4년만에 열린 가운데 우리 외교부는 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중국이 민감해 할 만한 요소인 '남중국해·대만해협·인도태평양' 등은 제외해 '중국 눈치보기' 논란이 제기된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21일 오전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협의는 셔먼 부장관의 일본, 한국, 몽골 아시아 순방 일정을 계기로 열리는 것으로 미국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셔먼 부장관의 일정은 궁극적으로 대(對) 중국 견제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 이번 협의에서도 중국이 민감해 할 만한 사안이 논의됐다. 대표적으로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대만해협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이 거론됐다.
미국 국무부와 일본 외무성은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 종료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 공통적으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인도태평양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먼저 미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은 두 차관과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하며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고 했다.
이어 "동중국해 내에서 현 상황을 바꾸려는 어떠한 일방적인 시도에 반대하고 우리는 남중국해 및 여타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합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상업·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 존중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며 "또한 협의에서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외무성은 보도자료에서 '지역정세·글로벌 협력' 섹션을 통해 "3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서의 중국의 행동, 대만해협, 미얀마 사태와 같은 지역 정세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한 대응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 대한 내용은 뺐다. 대신 "한미일 3국 차관은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이 3국 공동의 이익이라는 공감대 하에 역내 관여를 위한 3국간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또한 3국 차관은 지역을 넘어 기후변화, 보건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있어서도 3국이 공유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인 협력 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일본 NHK는 이번 협의 결과를 보도하며 "중국의 패권주의적 행동에 대해서도 3국이 연계해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그간 우리 외교부는 비슷한 논란이 일 때마다 '각국의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놨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도 비슷한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특히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으로선 북한·중국 이슈를 가지고 한미일을 묶어내려고 하는 데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위협 인식은 미국·일본과 다르고 중국에 대한 정책도 조금 결이 다르다. 한국은 한미 정상회담이 끝나고도 계속 중국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계속 가질 수 없는 시대와 상황이 왔기 때문에 이제는 외교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