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가 연결통로에 환영 나온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1.7.2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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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관리'에 이어 '메시지 관리'도 안 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얘기다. '주 120시간 근무' 발언에 이어 '대구가 아니면 민란' 발언까지, 연일 자책골이다. 좀처럼 정치 초보의 한계를 털어내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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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구 아니면 민란"에 여야 모두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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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20일 오후 대구 동산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코로나19가 대구에서 시작됐기에 잡혔다"라며 "다른 지역이었으면 질서 있는 처치가 안 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구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던 상황을 거론하며, 대구 의료진과 시민의 노력을 격려하던 와중에 나온 발언이다. 문제는 대구 시민의 코로나19 대응만 칭찬했으면 되는 일을, 다른 지역까지 끌어들여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본뜻과 달리 타 지역을 폄하했다는 비판을 초래했다. 여권 관계자들은 해당 기사를 접하고 "왜 저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야권 지지층도 술렁였다. 친야 성향 '펨코(에펨코리아)' 및 '엠팍(엠엘비파크)'의 누리꾼들은 "참모가 누구냐", "역시 정치를 안해봐서 초보티가 팍팍"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의 누리꾼 A는 관련 기사에 "다른 지역이면 민란? 이건 선을 너무 넘었다.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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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민란' 어제는 '주 120시간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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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메시지 관리 실패가 반복되는 점이다. 윤 전 총장은 19일 '1주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며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제 시행에 예외조항을 두자고 토로하더라. 한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의 이 발언을 융단 폭격했다. "주 52시간제는 노동자의 희생과 장시간 노동으로 경제를 지탱하는 방식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다짐"(이낙연), "사람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화장실도 가야 한다"(김남국), "전태일 열사 시대에도 없던 노동인식"(장경태)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환영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1.7.2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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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측은 "왜곡"이라며 "우리 근로자들을 120시간 일 시켜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주 52시간을 해도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사 합의로 변형할 수 있게 예외를 뒀으면 좋겠다는 얘기"라고 해명했지만, 굳이 관련 주장을 하면서 '주 120시간 근무'를 거론해 공격의 빌미를 줬어야 했냐는 쓴소리까지 덮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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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초보 리스크…불안한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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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유력 대권 주자 다운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늘어나고 있다. 메시지에 국한된 불안감이 아니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후 기초적인 일정 관리부터 안 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19일에는 캠프 내부 소통 오류로 윤 전 총장의 인천국제공항 방문을 두고 해프닝이 일어났다. 일본으로 출국하는 도쿄올림픽 출선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는다고 공지했다가, "멀리서만 선수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전했다"고 말을 바꾼 것. 이밖에도 △이동훈 전 대변인의 '일주일 경질' △유인태 전 의원과의 회동 취소 △방역 지침을 어겨 호프집 만민토론회에 경찰 출동 등 해프닝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것도 이런 불안 심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대체제'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을 향해 "선거는 굉장히 전문적인 영역인데 전문적인 정치 캠페인 전문가들이 캠프에 덜 있다"라며 입당을 촉구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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